미·중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나…국내 석유화학 '좌불안석'
중국산 가전·자동차 관세폭탄에 수요 감소 우려
입력 : 2018-08-12 10:26:41 수정 : 2018-08-12 13:11:57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으로 올 하반기 국내 합성수지·합성고무 제조사들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중국산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에 고율의 관세 폭탄을 던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수요 감소로 인한 수출 여건이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한국석유화학협회가 발표한 '상반기 석유화학 수급 현황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 국내 합성수지 수출규모는 401만6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할 전망이다. 오는 9~10월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이 잇따라 나프타분해설비(NCC)와 폴리에틸렌(PE) 등 다운스트림 설비의 정기보수로 생산이 줄어들면서 수출에도 영향을 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폴리스틸렌(PS)과 고기능성합성수지(ABS)는 수출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폴리스틸렌은 열가소성 플라스틱 소재로 각종 생활용품과 가전제품 케이스를 만드는 데 쓰인다. ABS는 강도가 강하고, 내열성이 뛰어난 소재로 가전제품, 자동차 부품 등에 쓰인다. 두 제품은 LG화학과 롯데첨단소재, 금호석유화학 등이 주로 생산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로 주고받기식 관세폭탄 던지기가 이어지면서 그 불똥이 자칫 국내 기업에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 지난 달 2000억달러(약 223조원) 규모 중국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가정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소비재가 포함됐다. 특히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 자동차 등을 망라하고 있어 중국이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되면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홍준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 과장은 "PS와 ABS는 미국의 중국산 가전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수요 감소에 따라 수출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합성고무 역시 전망이 어둡다. 올 하반기 수출량은 28만3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고 있는 데다가 완성차 업계 실적 부진으로 타이어 업체들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전방산업의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크게 개선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밖에 미국의 에탄분해설비(ECC) 대규모 증설도 국내 기업들을 긴장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미국 ECC에서만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공급량이 약 770만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세계 에틸렌 수요인 604만톤을 160만톤 이상 웃도는 규모다. 기체 상태인 에틸렌은 수출이 어렵기 때문에 고체 형태로 가공한 폴리에틸렌이 아시아 지역으로 흘러들어오게 되면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거듭 제기되고 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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