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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 "바이오, 소재 산업 책임지겠다"
창립 50주년 기자간담회서 신성장 사업 육성 계획 발표
"포스텍 역량 활용해 바이오, ICT 연계"
"리튬은 향후 포스코를 먹여 살릴 사업"
2018-04-01 14:00:00 2018-04-01 14:00:00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바이오산업을 비롯해 한국의 소재 산업에 관해서는 포스코가 책임을 지겠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31일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히며 "철강만으로는 100년 기업으로 갈 수 없는 만큼 철강 외 사업에서도 돈을 버는 포스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성장 사업 발굴과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임명돼 올해 임기 5년차를 맞는 권 회장은 포스코 본연의 철강 사업과 더불어 인프라와 신성장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권 회장이 최근 신성장 사업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바이오산업과 소재 사업이다.
 
지난달 31일 권오준 회장이 '포스코 창립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권 회장은 "포스코의 새로운 곳으로 가고 있는 방향 중 하나는 바이오산업이다"며 "한국에서 관련 능력을 가장 많이 가진 포스텍(포항공대)의 연구 인력과 특허 등을 활용해 사업으로 연결해 보자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포스텍의 역량을 활용해 바이오를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 기술 등과 연계해 사업화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텍에는 물질의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4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구축됐다. 방사광 가속기는 질병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첨단 장비다. 이를 이용해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거나 맞춤형 약을 개발할 수 있다. 다만 포스코는 신약 개발까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권 회장은 "신약 개발은 잘 되면 대박이지만 투자 규모도 크고, 오랜 시간도 걸리기 때문에 신중하게 보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모델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산업과 더불어 리튬 등 이차전지 소재 산업도 권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사업이다. 권 회장은 "리튬은 앞으로 포스코를 먹여 살릴 사업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연구 단계가 이제 끝나 상업화 초기 단계가 진행 중"이라며 "리튬을 포함해 코발트와 양극재, 음극재 등 이차전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소재를 공급해 주자는 생각으로 사업을 키워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 제조 기술을 남들보다 탁월하게 확보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한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포스코는 올해 4조2000억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철강사업의 경쟁력 향상에 2조원가량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신성장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특히, 리튬과 에너지 부문에서 투자를 늘릴 것이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확대해 스마트팩토리 등 관련 차세대 사업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과 겪고 있는 철강산업 전반의 무역 분쟁에 대해서는 미국 현지의 로비스트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권 회장은 "미 워싱턴사무소에 현지 법률회사와 제휴해서 2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최근 미국 의회에 로비스트로 공식 등록해 의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며 "인내를 갖고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 한국 철강업계가 다 같이 가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권 회장은 기업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포스코 직원들의 의식 속에는 우리가 사업을 해서 국가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있다"며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포항 포스텍 체육관에서 '미래비전 선포식'을 열고 글로벌 100년 기업으로서의 미션과 비전을 발표했다. 포스코의 새로운 미션은 '한계를 뛰어넘어 철강 그 이상으로(Unlimit the Limit: Steel and Beyond)'이며, 비전은 '위대한 포스코가 되자(POSCO the Great)'로 정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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