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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관계 설정의 색다른 해석 ‘바람 바람 바람’
이병헌 감독의 장기 '말 맛' 유감없이 발휘
2018-03-22 17:38:34 2018-03-22 17:38:34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데뷔작 ‘스물’로 말맛의 코미디를 선보인 이병헌 감독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말 맛에 더해 상황 묘사와 관계 설정에서도 탁월한 재능을 선보인 이 감독은 신작 ‘바람 바람 바람’을 통해 어른들이 공감할 수 있는 19금 관계 설정의 색다른 해석을 선보였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 주연 배우인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이 참석했다.
 
이날 이 감독은 먼저 이번 영화가 원작이 있는 작품으로 직접 시나리오를 쓰면서 우리 정서에 맞게 해석했다고 전했다.
 
 
 
그는 “체코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을 기반으로 했다”면서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감정보단 상황에 따라가는 스토리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작에선 왜 인물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면서 “그 지점에 궁금증이 생겼다. 그 감정에 대한 얘기를 해보면 어떨까란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일탈과 바람에 대한 조장’이란 지적은 아닌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일상에서 작은 일탈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면서 “불륜은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는 선에서 가장 큰 죄악이라 생각했다. 이것을 코미디로 만들다보니 가볍게 느껴지고 이런 소재를 미화하거나 옹호하거나 이런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러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탈을 선택한 사람들의 해명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도 전했다. 이 감독은 “그들은 대부분이 외로움 때문이란 핑계를 댄다”면서 “하지만 그런 죄악은 외로움 안에서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람에 대한 생각에 대해 출연 배우들도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먼저 극중 바람둥이로 등장하는 이성민은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되는 것”이라며 ‘사랑과 바람’의 차이를 설명했다. 송지효 역시 “바람은 죄고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극중 소심남으로 등장한 신하균은 “바람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사랑은 아직 잘 모르겠다”며 노총각 다운 답을 했다.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로 등장한 이엘은 “이하동문”이란 간단한 대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바람둥이’ 석근을 연기한 이성민은 그 동안의 이미지와 다른 배역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대본에 충실하며 감독님의 디렉션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초반보단 후반을 더 이해하며 연기했다. 이번 영화는 잘돼도 감독님 덕분이고 못돼도 감독님 덕분”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소심남이자 철없는 남자 ‘봉수’로 등장한 신하균은 이병헌 감독의 코미디에 대한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연기는 지금도 어렵다. 특히 코미디는 더욱 그렇다”면서 “이병헌 감독의 코미디는 템포와 리듬감 그리고 대사의 늬앙스를 잘 살려야 한다”고 이병헌표 코미디의 장점을 설명했다.
 
극중 이성민의 동생이자 신하균의 아내로 등장한 송지효는 자신이 맡은 배역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재치있게 설명했다. 그는 “그저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그랬다”며 “출연 중인 프로그램(런닝맨)만 봐도 그런 점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지 않나”라면서 극중 배역이 느끼는 관계의 중요성을 빗대어 언급했다.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인 캐릭터로 등장한 이엘은 촬영 내내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단다. 그는 “‘내가 과연 사랑 받을 수 있을까’란 생각과 질문을 연이어 했다”면서 “우리 영화는 웃음은 기본이고 코끝이 찡한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맏형인 이성민은 ‘바람 바람 바람’에 대해 “철없는 어른들이 만드는 유쾌하고 귀여운 코미디다. 봄과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고 소개했다.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 분)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빠진 매제 봉수(신하균 분)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분), 여기에 세 사람 앞에 나타난 치명적 매력을 지닌 제니(이엘 분)가 네 사람의 관계가 꼬이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는 코미디영화다. 개봉은 다음 달 5일.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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