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8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월에 비해 2조5000억원 증가한 772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6조9000억원 증가 이후 4개월 연속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구성요소별로 보면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일반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월에 비해 각각 1조8000억원, 8000억원 증가하며 573조2000억원, 197조9000억원의 잔액을 나타냈다.
작년 2월과 비교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줄고, 기타대출 증가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작년 2월 기타대출은 1월 설명절 자금수요 등으로 8000억원 증가했는데, 올해 2월에는 설 상여금 유입 효과 등이 반영됐음에도 8000억원 증가를 나타냈다.
올해 설명절이 작년과 달리 2월에 포함돼있어 설명절 자금수요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기타대출 수요가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주택담보대출 부문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대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2월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폭(1조8000억원)은 1월(1조3000억원)에 비해 확대되긴 했지만 최근 아파트 매매현황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높지 않은 수준이다.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1000호로 작년 2월 5000호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올해 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폭(1조8000억원)은 작년 2조1000억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매매거래량은 늘어났지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개편 등으로 대출한도가 줄어들면서 전체 은행 주담대 규모는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1~2월 합산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5조2000억원)은 2008년 관련통계 편제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기타대출 역시 최근 2개월간 2조2000억원 증가하며 통계 편제 이후 최대로 집계됐다. 1~2월은 통상 연말 상여금 지급, 이사수요 둔화 등으로 가계의 여유자금이 많은 시기로 분류된다.
최근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시장 비수기에 해당하는 1~2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이유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우선 작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기타대출 수요가 꾸준히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아파트 매매거래량 증가에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최근 정부의 양도세 중과 등 규제를 앞두고 막바지 정리 수요 등이 가세한 영향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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