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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도 책임져야"…불완전판매 책임 떠넘기는 보험업계
대형 GA 배상·법적 책임 부과 주장…소비자단체 "교육·관리 먼저"
2018-02-27 17:30:29 2018-02-27 17:30:29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의 책임 주체를 놓고 보험업계의 불만이 높다. 독립법인대리점(GA) 및 보험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보험사뿐 아니라 GA 등 판매자에게도 배상 및 법적 책임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은 불완전판매 개선을 위해 보험설계사에게 지급되는 판매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고, 판매자에게 불완전판매에 대한 직접책임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최근 발간한 리포트에 게재했다. 지난달에는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소속 설계사가 500명 이상인 대형 GA가 50개가 넘는 만큼 GA도 불완전판매로 인한 피해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가 GA에 책임 부과를 요구하는 배경은 GA 설계사들의 높은 불완전판매율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판매채널별 불완전판매율은 GA 설계사가 전속 설계사보다 약 1.5배 높았다. 생명보험의 경우 전속은 0.17%, GA는 0.29%였으며 손해보험은 전속이 0.08%, GA는 0.12%였다.
 
하지만 전체 채널로 확대해서 보면 GA의 불완전판매율은 텔레마케팅, 홈쇼핑 등 다른 법인대리점 채널보다 낮았다. 오히려 직영채널인 다이렉트의 불완전판매율이 생보는 0.28%, 손보는 0.14%로 GA와 비슷하거나 더 높았다.
 
더욱이 전체 보험상품 판매 중 GA 판매 비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GA에 불완전판매 책임을 부과하는 것보단 판매 비중이 큰 전속채널과 은행연계보험(방카슈랑스)의 판매 관행을 개선하는 게 전체 불완전판매율을 낮추는 데는 더 효과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생보업계에서 대리점을 통해 모집된 초회보험료 비율은 흥국생명(36.9%)을 제외한 대부분의 보험사가 10%를 밑돌았다. 전속채널 비율이 높은 ING생명과 보험 판매가 방카슈랑스 위주인 NH농협생명의 경우에는 대리점 모집 비율이 각각 1.8%, 1.5%에 불과했다.
 
따라서 불완전판매율을 이유로 GA에 책임을 떠넘기기보단 교육·관리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GA는 요율협상권 등 판매자로서 권리가 없다. 권리는 안 주면서 책임만 떠넘기는 건 옳지 못하다”며 “GA에서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 배경을 보면 GA를 상품 판매 도구로만 활용해온 보험사의 관행이 있다. 책임을 떠넘기기보단, 보험사 자체적으로 불완전판매를 줄일 수 있도록 전속·직영체널 뿐 아니라 GA에 대해서도 교육·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먼저다”라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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