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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복귀 임박…전운 감도는 정수기 시장
웅진 "운영방식 논의 중"…코디 대량 이탈 가능성도
2017-10-24 16:25:27 2017-10-24 16:25:27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내년에 정수기 렌탈 사업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윤 회장과 정수기 사업의 황금기를 함께 했던 경험 많은 코디들이 '정수기 왕'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웅진으로의 대거 이탈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추측이 퍼지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내년 상반기 새 정수기 렌탈 브랜드 론칭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웅진은 지난 2013년 1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면서 향후 5년간 국내에서 정수기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경업금지 조항을 맺었으며, 내년 1월 이 조항은 효력이 끝난다.
 
윤 회장은 '정수기 렌탈'이란 사업 모델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여 성공시킨 인물이다. 업계가 그의 복귀 여부에 대단히 민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윤 회장은 지난 1989년 정수기 사업을 시작해 1998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정수기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정수기 렌탈 판매와 관리를 동시에 담당하는 '코디' 조직이 생긴 것도 이 시기다. 코디들의 역량은 회사의 매출뿐 아니라 이미지와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코웨이뿐 아니라 청호나이스, SK매직 등도 이들 판매·관리 인력에 대한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웅진이 정수기 렌탈 사업에 대한 움직임이 보이자 요즘 코디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바로 '윤석금 회장의 귀환'이다. 웅진이 다시 정수기 사업을 시작하면 '친정'으로 복귀하겠다는 코디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14년차 베테랑 코디인 조모씨는 "윤석금 회장님 때가 좋았다. 지금처럼 렌탈 품목이 많지도 않았고 건강식품 판매와 같이 잡다한 영업 압박도 없었다"며 "정수기 등 우리가 판매한 제품 관리에만 충실하면 됐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장님이 다시 정수기 사업을 시작하면 그쪽으로 넘어가고 싶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동료들이 많다"면서 "나처럼 경력이 오래되고 웅진 시절에 일 해봤던 친구들은 웅진이 예전처럼만 제대로 한다면 당장 가겠다고 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10년차 코디 김모씨는 열악해진 근무 여건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주인이 사모펀드로 바뀌고 난 이후, 회사가 영업력 강화를 명목으로 코디들을 쥐어짠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회사 실적은 좋아졌을지 몰라도 코디들의 근무 여건은 악화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액 2조204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앞서 코웨이 측은 지난 8월에 이뤄진 반기 실적설명회에서 코디들의 불만과 이탈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지적에 관해 절대 아니라고 부정은 못하겠다"면서 "다만 코디들 더 만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베테랑 코디들의 대량 이탈 사태가 실제 일어날 경우, 정수기 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많은 비용이 드는 이른바 코디 방식을 웅진이 감당할 여력이 되는 지가 변수다. 웅진 관계자는 "정수기 렌탈 사업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에 대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부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윤석금(사진) 회장이 이끄는 웅진그룹이 내년에 다시 정수기 렌탈 사업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업계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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