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타깃은 삼성…규제 한계도
삼성생명 삼성전자 보유지분이 핵심…다각도 압박에 삼성 '전전긍긍'
입력 : 2017-10-13 06:00:00 수정 : 2017-10-13 06:00:0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이 금산분리 규제로 진퇴양난에 처했다. 다수의 신규 규제 리스크가 삼성에 집중되고 있다. 금산결합 집단 중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소유해 논란이 되는 기업은 사실상 삼성 하나로 국한된다는 게 당국과 재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삼성 문제가 해결되면 금산분리가 일단락 된다고 볼 수 있지만, 여타 금산결합 재벌집단의 금융자본 '사금고화' 문제는 상존한다.
 
국회에는 보험사의 자산운용비율 산정시 채권 및 주식 소유의 합계액은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를 기준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개정안은 자산운용비율 3% 초과 계열사 지분 보유분은 7년 이내에 해소하도록 규정한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중 상당부분을 처분해야 하는 이슈가 발생한다. 국회에는 또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지분 중 의결권 행사 범위를 3%로 제한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공정위는 의결권 제한 범위를 5%로 하는 법 개정을 별도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 또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이 규제망에 걸린다.
 
해당 법안들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심사로 옮겨갈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전에는 정권 차원에서 반대하던 법안들이었지만 이제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삼성물산 합병 사례에서 드러난 문제들도 있으니 법안을 긍정 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낙관을 점쳤다. 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 보유 지분에 대해 적대적 M&A 등 특수 상황이 아니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삼성화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4.8% 지분의 찬성표를 던져 논란을 샀다.
 
금융연구원이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 방안으로 제시한 시나리오에는 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을 평가할 때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주식 관련 위험을 반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규제가 시행되면 역시 삼성에 불리하다. 금융감독 통합감독 대상이 될 것이 유력한 현대차, 롯데, 한화, 동부, 태광 등은 금융회사가 산업분야 계열사 지분을 가진 수준이 삼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재벌들은 그간 그룹 내 금융회사의 자본으로 비금융회사에 지분을 출자해 외형을 확장했다. 이는 총수일가가 소수 지분만으로 금융 고객의 돈인 '가공자본'을 활용해 세를 키운 기반이 됐으며, 금산분리 규제 도입의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재벌문제 전문가인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신규 규제가 도입돼 결국 삼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면서 “금융회사를 통한 일반 계열사 지배를 막는다면 (재벌개혁 규제의)완승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타 금산결합 재벌집단의 문제는 계속된다. 재벌집단 내 비은행 금융회사가 고객의 수탁자금을 이용해 기업의 유동성을 확충하는 것은 현행 제도만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현대차, 한화, 동부, 태광 등은 지분으로 상호 연결된 금산결합이 약한 편이지만 집단 내 금융회사는 재벌 총수의 지배권에 들어 있다. 언제든 금융계열사가 동일 그룹 내 비금융 계열사를 지원하는 통로로 악용될 개연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금산분리는 금융회사를 총수일가 또는 기업집단의 사금고화하는 경향을 막는 것과 금융회사 자산으로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막는 두 가지 측면이 핵심”이라며 “전자의 경우 공정거래법만으로는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감독의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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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뉴스토마토 산업1부 재계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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