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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업 해결 ‘민원창구’로 전락한 인사청문회
의원들, 김현미 국토장관 후보자에 지역구 SOC사업 서면 질의공세
2017-06-14 16:57:17 2017-06-14 16:57:17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국회 민원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문회 전 후보자 검증을 위해 서면으로 이뤄지는 질의답변을 지역 숙원사업 해결에 활용하고 있는 것.
 
특히 도로와 철도 등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을 주관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김 후보자와 청문위원들 간 서면질의답변에는 청문회와 무관한 SOC사업 문답이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청문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시 시흥을과 연관된 전철사업을 집중 질의했다. 첫 번째, 두 번째 질의가 각각 안산·시흥~여의도를 잇는 복선전철인 신안산선의 조기착공 필요성과 월곶~판교 복선전철 사업 지연에 대한 내용이다.
 
이에 김 후보자는 신안산선 추진 방향과 관련,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다면, 협상 및 설계 등 사업의 추진절차를 조속히 이행해 조기에 사업이 착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월곶~판교 복선전철을 두고도 그는 “사업 진행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기본계획 조기 확정 등 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민홍철 의원(경남 김해갑)은 부전~마산 복선전철 사업에서 김해 신월역 설치 필요성을 질문해 김 후보자로부터 “재정당국과 총사업비 협의 등을 거쳐 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을 얻어냈다.
 
민 의원은 또 경전선 진영역의 역명부기로 ‘봉하마을’을 표기해야 한다고 제안해고, 김 후보자는 “관련 지침에 따라 봉하마을 역명부기 가능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청문회에서 공세를 퍼붓고 있는 야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부사 부산진구을)은 김해신공항의 활주로 길이 연장, 혼잡 대책 등을 물었고, 김 후보자는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면밀히 검토 할 계획이다”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호응했다.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은 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을 ‘무안공항 경유노선’으로 추진할 것과 광주~강진(완도) 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주민불편 해소방안 마련을, 바른정당 이학재 의원(인천 서갑)은 인천 제3연륙교 건설을 촉구했다.
 
문제는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김 후보자 입장에서 이들의 민원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칫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위 관계자는 “SOC사업 추진 권한 대부분이 국토부에 있다 보니 지역구 의원 입장에서 궁금한 것이 많고 직무와 관련된 내용이 없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너무 압박하듯이 하다보면 결국 난감한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다. 사진은 조정식 위원장이 7일 오후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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