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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근무환경으로 숨진 60대 경비원…업무상 재해 인정
2017-04-23 09:00:00 2017-04-23 09:45:52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격일 24시간 근무도 모자라 주말교육 등 가혹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다 숨진 60대 경비원이 산재를 인정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진만)는 김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망인의 기초 질병인 이상지질혈증이 동맥경화를 유발 또는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시킨 결과 심근경색증이 발생해 사망한 것으로 추단된다”며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령(60세)과 이상지질혈증 심하고 관상동맥 질환이 진행된 것으로 의심되는 등 안전여유가 낮은 건강상태 등에 비춰볼 때 망인에게는 격일제 근무 자체가 다른 사람에 비해 과중한 업무였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또 “재해 무렵 근무일 다음 날의 휴무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라고 인정했다.
 
2014년 10월15일 A사에 입사한 김씨는 B사에 파견돼 경비원으로 일했다. 근무환경은 가혹했다. 2014년 12월8일부터 16일까지 9일 동안 한 차례 휴무일을 보장받았을 뿐 나머지 3일 휴무에는 퇴근한 뒤 7시간의 경비원 신임교육을 받아야 했다. 사고 당일에도 이 교육을 받으러 가야했다.
 
김씨는 그해 12월16일 출근해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다음날 아침 8시 귀가 중 흉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했다. 유족들은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김씨의 사망은 업무적 요인보다 개인적 위험요인에 의한 기존 질환의 자연경과적 진행에 따른 것”이라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유족들이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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