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핀테크육성)⑥전문가들 "핀테크 산업 육성 위해 새 컨트롤타워 필요"
패스트트랙·샌드박스·이종산업 연결 등 정책 지원 확대 해야
입력 : 2017-02-27 08:00:00 수정 : 2017-02-28 17:01:57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정부가 지난 3년간 핀테크 산업의 활성화를 추진해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진입 문턱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실질적인 규제 혁신을 위해선 산업 전반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정부가 신기술 도입에 대한 규제 완화와 기술 개발을 장려해야 하지만 소비자 보호와 신규 산업 성장을 두고 정부 부처간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어 사실상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대학원(MBA) 교수는 "신규산업이 성장 하려면 규제완화가 우선시 돼야 하지만 현재 정부의 규제를 풀어야 할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이라며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를 내세워 시장 감독 규제를 강조하고 금융위는 산업 활성화를 추구하며 규제완화에 나서는 등 이해상충을 보이며 실질적인 제도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역할 한계…"이종산업 연결할 새로운 컨트롤타워 있어야"
 
실제로 현재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정부 부처의 관점 차로 해외 송금 핀테크 서비스를 선보이던 스타트업 기업들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핀테크 규제 완화를 약속한 금융당국과 외국환 업무 주무 기관인 기획재정부 간 이견으로 핀테크 사업 모델이 졸지에 불법금융사로 전락한 셈이다.
 
이원부 교수는 "과거 산업융합촉진법을 통해 산업 간 이견을 중재하고 경쟁력을 강화한 만큼 이와 유사한 핀테크산업 촉진법을 만들어 이를 관장하는 새로운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며 "특히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해 신규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타 산업과 비교해 핀테크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 맞춰 학계가 인재양성과 연구개발(R&D)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책이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핀테크 업계도 당국의 규제로 인한 성장 제한에 따라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국장은 "비트코인 등의 핀테크 사업을 불법으로 해석하는 등 핀테크산업 시장이 초기 상황임에도 과도한 규제를 통해 시장 성장을 제한하고 위축시키고 있다"며 "핀테크 시장의 혁신적인 성장을 위해선 규제 완화가 더욱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술 개발과 핀테크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규제에서 자유로운 샌드박스 제도를 활성화하고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통해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지원책을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샌드박스란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플레이 패턴(Pattern)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상실험(시뮬레이션) 공간을 뜻한다.
 
이근주 사무국장은 "핀테크 활성화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추진해 법적인 테스트베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핀테크 기업이 독자적 실험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픈 플랫폼(API)을 통해 금융기관이 핀테크 기업과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당국이 유인책의 일환으로 비조치의견서 활용 등의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핀테크 산업을 진보된 금융 서비스의 일환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산업관을 확대해 금융당국 위주의 규제완화를 넘어 이종산업 간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핀테크 산업을 금융과 IT기술이 융합된 단순한 서비스 산업으로 보고 금융당국 위주의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산업 성장에 제한이 될 수 있다"며 "산업관을 넓혀 핀테크 기술을 하나의 인프라로 평가해 유통·의료업계 등 타 산업과 융합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할 여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유신 센터장은 "핀테크 기업의 수익모델로 이종산업 간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이 확산돼야 한다"며 "예를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이나 국내와 해외업체 간의 협력 등 상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연결고리 역할을 만들어야한다"고 덧붙였다.
 
◇규제 명확화·네거티브 전환·소비자 유인책 필요
 
소비자 보호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기 어렵다면 핀테크 산업과 관련해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핀테크 산업의 실질적인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정확한 규제에 따른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책임과 보안성을 우려해 규제 완화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금융기관들도 핀테크 기술 도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규제 완화가 어렵다면 국내 핀테크 업체와 금융사들이 핀테크 기술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관련된 규제 대해 명확한 규정 명시가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규제 장벽에 막혀 개발된 신기술의 시범적 운용이 어려운 상황이 나타남에 따라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시범적 운용을 허용하는 등 정부가 규제 완충지대를 설치해 핀테크 개발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상황 진단에 있어 핀테크 기술을 생활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발전 초기단계임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를 가속화 시키기 위해선 단계적으로 규제 샌드박스 등 기술 발전에 제약이되지 않도록 장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로 바꿔야 진정한 규제완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지티브(Positive)방식 규제란 신규 사업에 대해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일부를 허용하는 규제 방식으로 절대 안 되는 것만 규정하는 네거티브(Negative)방식과 차이가 있다. 즉 사전대응 방식이냐 사후대응 방식이냐의 차이인 것이다. 
 
이대기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규제 체계가 포지티브 방식으로 열거된 상황에서 핀테크 선진국들은 네거티브 방식을 통해 되도록 실험적인 발전을 장려하고 있어 국내도 은행 중심의 보수적인 규제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며 "선진화된 국내 금융 환경에 따라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못해 핀테크의 성장이 더딘 것으로 판단되는 바, 소비자들의 니즈에 초점을 맞춘 기술 개발 유인책 확대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금융사들이 고객정보 등 확보한 고객 인프라를 대상으로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어 이를 타개하는 지원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금융사가 고객 금융정보에 대한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어 실용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핀테크 혁신에 우호적인 금융환경을 조성하는 데 자원과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계약의 범용화, 오픈 플랫폼(API) 실용화, 빅데이터 기술 선진화 등 세 가지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핀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사 간 협력의 기반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대학원(MBA)교수,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국장,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 윤종문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뉴스토마토 사진/뉴스토마토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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