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친일과 독재, 탱크로 나라를 짓밟은 구체제를 종결하고 이번에야 말로 진짜 자유롭고 평등한, 합리적이고 새로운 나라, 우리가 합의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화룡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 당일인 9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진행한 '무한 릴레이 탄핵버스터' 출연, "탄핵을 통해 구체제를 역사 속으로 돌려보내고 좌절과 어두웠던 과거를 걷어 꿈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내자"며 이같이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 당일인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더불어민주당 무한 릴레이 탄핵버스터에 동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시장은 "민주공화국은 공화국의 주인인 국민들이 정신 차리지 않고 공화국을 지키지 않으면 도둑들이 공화국을 빼앗고 망가뜨린다"며 "그러나 이제는 대중들이 쉽게 속지 않고, 영화 <아바타>에서 신경망을 연결한 것처럼 네트워크로 연결해 집단지성을 내고 각자 목소리를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여부가 시민들의 의지와 힘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주의 원래 가치대로 국민이 국가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함께 의논하는 시스템을 고민하고 이제는 직접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받아들일 때가 됐다"며 "국민은 정치에 동원되는 대상이 아니라 이제는 정책적 결정에서도 물론 정치적 결정에서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기지 않으면 길이 없기에 탄핵은 반드시 가결되어야 하며 국민의 78%가 탄핵을 원한다"며 "탄핵은 국회가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며 국민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고 국회는 그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고, 탄핵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새누리당 의원들은 탄핵안 표결 버튼을 누르는 그 순간까지도 망설이겠지만 그것은 선의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살아남느냐 죽느냐, 눈치보기, 이익계산일 뿐"이라며 "국민이 박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의지를 갖는다면 박 대통령 탄핵은 가결되겠지만, 의심하거나 의지를 약하게 가지면 탄핵안은 부결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 강도, 탄핵안이 부결됐을 때 국회에 정치적 책임을 묻는 의지를 최대한 강하게 하는 게 탄핵안 표결 향방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직무대행을 맡게 될 황교안 총리에 대해서는 "황 총리가 양심이 있으면 일괄사퇴 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 사태에 이르게 된 직접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대통령을 보좌하는 게 총리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므로 황 총리에는 보좌를 제대로 못한 책임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보수정치와 복지확대에 대한 소신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저를 진보라고 하지만 저는 법과 질서를 지키자고 주장하기 때문에 보수"라며 "나라를 뒤덮고 팔아먹은 사람들을 제대로 처벌하자는 주장, 해방 후 민주공화국을 만들며 한 약속과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를 만들자는 합의들을 지키는 나라, 기여한 만큼 분배받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시장경제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보수는 보수를 참칭해 제 잇속만 챙기는 가짜 보수라고 일갈했다.
이 시장은 "우리 헌법에서 국가는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며 "복지는 공짜를 주는 것이다, 복지를 확대하면 국민이 나태해지기 때문에 복지는 안 되고 주장하면 안 되고 재정을 활용해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헌법에도 명시된 보수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시장은 탄핵안 가결 후 개헌을 추진하자는 주장에 "탄핵 결정과 대통령의 자진 퇴진 등 최종 결론에 이르까지 권력구조나 선거를 어떻게 할 지 논의하는 것은 국민이 용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급격히 정치적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