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국보·보물 85%, 경주 지진 규모 5.8에 '취약'
6.1 지진이면 모든 문화재 피해…김병욱 "안전방재 조직 신설해야"
2016-09-29 19:05:07 2016-09-29 19:05:07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최근 경주 지진과 같은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서울과 부여, 경주지역에 있는 국보와 보물급 건축문화재 대다수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29일 국립문화재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건축문화재 지진홍수 재해위험도 평가 및 관리시스템 구축’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국보와 보물 71건 중 60건의 지진긴급등급이 5.8 이하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건수 중 84.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진긴급등급이란 건축문화재의 치명적인 손상이 발생해 최악의 경우 완전히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등급을 말한다. 긴급등급은 규모 5.1에서 6.6까지 분포됐는데 전체의 60.6%에 해당되는 43건이 규모 5.6(25건)과 5.7(18건)에 집중돼 규모 5.6부터 가장 많은 문화재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71건 중 2건을 제외한 69건은 벽체의 균열, 축 변화 등 문화재의 손상이 시작되는 지진위험등급이 규모 5.8 이하로 나타났다. 위험등급은 규모 4.5에서부터 6.1까지 분포돼 있다. 이는 규모 6.1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경주는 물론 전국의 모든 중요 건축문화재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을 뜻한다. 대다수는 규모 4.8 지진부터 손상이 시작됐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규모 4.8을 기준으로 지진에 대한 문화재 보강을 할 경우, 효과적으로 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보·보물급 문화재 중 긴급등급 기준으로 진도규모가 가장 낮아 지진위험에 크게 노출된 건축문화재는 창경궁 옥천교(보물 386호, 규모 5.1), 경주 첨성대(국보 제31호, 규모 5.2), 종묘 영년전(보물 제821호, 규모 5.3)이었다.
 
앞서 첨성대는 지난 12일 경주에서 일어난 5.8 규모의 지진과 이후 이어진 여진으로 기울기가 2㎝가량 변했고 상부정자석은 5㎝ 벌어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남측 정자석이 북쪽으로 3.8㎝ 이동하면서 훼손 정도에 관심이 모아졌다. 5.8의 지진 규모라면 첨성대 긴급등급 기준인 5.2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당시 문화재청은 일부 훼손된 첨성대와 관련해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정도로 위험한 상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경주 지진 발생에 따른 문화재 피해상황은 100건의 문화재(국가지정 52건, 시도지정 및 문화재자료 48건)로 잠정 집계됐다.
 
이외에도 부여 정림사지오층석탑(국보 제9호)은 5.5, 경복궁 경회루와 근정전(국보 제223호)은 5.6, 무량사오층석탑(보물 185호)은 5.7, 종묘정전(국보 제227호)은 5.9 규모의 지진으로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경주양동 무첨당(보물 제411호, 규모 6.6) 경복궁 아미산굴뚝 및 교태전(보물 제811호, 규모 6.4), 경복궁 자경전 십장생굴뚝(보물 제810호, 규모 6.4)은 상대적으로 지진위험에 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욱 의원은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난 만큼 안전방재 전담조직을 신설하여 지진재해 위험도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지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첨성대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