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전서 "사퇴해라" 압박에도…정청래, '1인1표제' 띄우며 정면돌파
비공개 의총서 잇단 '사퇴론'
정청래, 단결 강조하며 '일축'
2026-06-11 17:42:50 2026-06-11 18:06:56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6·3 지방선거 이후 처음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를 향한 의원들의 사퇴 요구가 터져 나왔습니다. 주요 격전지에서 패배한 선거 결과에 따라 정 대표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최근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는 발언 이후 민주당 내부는 더욱 격앙된 분위기입니다. 당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퇴론'이 잇따라 제기됐음에도 정 대표는 '내부 단결'을 강조하며 이를 일축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 대표는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띄우면서 당심을 앞세워 정면돌파에 나섰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권 짧다"에 당 안팎 '격앙'…박지원마저 "연임 안 돼"
 
1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에서 개최된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다수의 의원들이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의원총회에 참석한 일부 의원들에 따르면 재선의 장철민 의원이 정 대표를 향해 당내 진정한 통합을 위해 당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도 이어졌습니다. 초선의 임미애 의원은 전당대회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사퇴 필요성을 제기했고, 3선의 신정훈 의원은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 과정에서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장철민 의원은 의원총회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발언한 내용의 요지를 다시 한번 알렸습니다. 장 의원은 "우리가 진정으로 통합하고, 전당대회 이후 당력을 결집하려면, 정 대표는 오늘이라도 사퇴해야 한다"며 "정 대표뿐만이 아니다. 전당대회 선거 관리의 책임을 갖고 있는 사람들 모두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당내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 정 대표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의원총회가 아니더라도 정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잇따랐습니다. 특히 정 대표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후폭풍이 거센 분위기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 대표의 발언을 두고 "야당에서 나와야 되는 표현"이라며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의도적이라면 당대표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5선 중진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 유튜브 방송 '뉴스인사이다'와 전화 인터뷰에서 "수습을 위해서는 지도부가 사퇴하고 (정청래 대표가) 불출마하는 것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원조 친명계'로 불리는 김영진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 대표를 향해 "지금은 민심과 당심을 잘 맞춰가는 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정 대표의 사퇴론을 둘러싸고 친청(친정청래)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정 대표와 가까운 최민희 의원은 의원총회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장철민 의원이 이번 선거가 대패라고 주장했다"며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가) 12 대 4인데 대패란 주장에 동의 안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전대에 맞춰 사퇴 수순…1인1표제 반발에도 강행 시사
 
당내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책임론과 사퇴론이 분출되고 있음에도 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와 이재명정부 취임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당의 단결을 강조하면서 연임에 대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정 대표가 당의 단결을 강조한 것은 8월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직 사퇴 및 연임 반대'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정 대표는 당내 사퇴론에 대한 입장을 묻자 "잘 들었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정 대표는 당내 잇단 사퇴 요구에도 전당대회 일정에 맞춰 당대표직 사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당대회 준비위원회가 발족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4일을 전후로 해서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당대표 연임 준비 행보에도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12일엔 광주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합니다. 지난 9일 전북에서 자신과 가까운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을 만나 오찬을 가진 뒤 3일 만의 호남행입니다.
 
아울러 정 대표는 시도당·전국위원장 선출 방식을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로 바꾸는 당규 개정안도 그대로 강행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1인 1표제 강행은 친명계의 당권 포기 압박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권리당원을 믿고 연임을 밀어붙이겠다는 겁니다.
 
당규 개정안이 의결되면 대표·최고위원에 이어 시도당·전국위원장까지 1인 1표제로 선출하게 돼 연임을 노리는 정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게 당내 중론입니다.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16일 이 안건이 최종 통과되면 전당대회부터 해당 규정이 적용됩니다.
 
'1인 1표제'를 놓고도 당내 일각에서 '민심과 괴리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최근 전현희·김남희 의원 등 여당 내부에선 민심이 과소 대표될 수 있다며 1인 1표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1인 1표제는 민주주의 그 자체다.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며 1인 1표제 추진의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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