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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귀화 추진 첼시 리 '문서 위조' 확인
에이전트 포함 3명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미국에 공조 요청
2016-06-15 15:00:00 2016-06-15 18:49:49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WKBL) 부천 KEB하나은행 소속 첼시 리 오데사(27·여·미국)가 귀화를 위해 제출한 문서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강지식)는 첼시 리가 법무부에 제출한 자신의 출생증명서와 부친인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를 조사한 결과 위조로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첼시 리와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는 모두 위조됐으며, 이들 출생증명서상 첼시 리의 조모로 기재된 이모씨의 사망증명서만이 진본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발행 일자가 지난해 4월20일인 첼시 리의 출생증명서는 실제 발행된 사실이 없었고, 이 문서의 테두리에 기재된 일련번호는 사망증명서에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에는 한국 출생에 부친이 '마티스 리 주니어', 모친이 '이씨'로 기재됐으나, 발행 일자 당시 사용되던 양식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 출생증명서는 확인자로 미국 국무부 국무장관의 서명이 기재돼야 하지만, 플로리다 국무장관의 이름이 기재되는 등 허술하게 위조된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검찰 조사에서 제시 리와 마티스 리 주니어는 실존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결국 첼시 리가 동포선수로서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근거였던 이씨와의 친족 관계는 증명할 수 없는 상태다. 
 
실존 인물로 지난 1979년 사망한 이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자녀로 현재 미국에 사는 양녀 1명이 기재돼 있으며, 검찰은 전화로 이씨가 미국인과 결혼하거나 출산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첼시 리와 미국 현지 에이전트, KEB하나은행의 한국계 미국인 에이전트 등 3명을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를 적용해 실제 문서 위조자와 위조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은 현재 미국에 체류하면서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으며, 이에 검찰은 진술 청취 등 현지 사법부에 공조를 요청한 내용이 회신될 때까지 기소 중지 처분했다.
 
앞서 첼시 리는 지난해 5월과 10월 KEB하나은행 구단에 위조된 문서를 전달했고, 대한체육회가 올해 4월 첼시 리의 특별귀화를 추천하자 구단은 신분관계 확인 자료로 이 문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첼시 리가 제출한 문서가 위조된 것이 의심된다며 같은 달 22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는 조사를 거쳐 지난 10일 법무부 국적과에 위조 사실을 통보했다.
 
한편 KEB하나은행 구단은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첼시 리와의 연봉 협상을 미루다 지난달 31일 연맹에 제출한 등록선수 명단에 포함하지 않은 채 임의탈퇴 처리했다.
 
지난 4월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열린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 첼시 리가 특별귀화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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