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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CJ헬로 M&A 신중론에 무게
국내 최초 이종 산업간 결합…시장획정 신중한 접근
2016-05-25 15:36:20 2016-05-25 15:36:20
[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SK텔레콤(017670)CJ헬로비전(037560) 인수합병(M&A)에 대한 정부 심사가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이종 산업간 기업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세밀한 심사가 가능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한다는 의미다. 정부 역시 이번 M&A 심사에 최대한의 시간을 들여 향후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관련 기업결합 심사를 시작한 지 177일이 지나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공정위가 사용할 수 있는 심사기간인 최대 120일의 시간은 이미 지났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심사에 필요한 자료 보정 기간은 제외할 수 있어 최종적인 시정조치 부과까지 걸리는 최대 120일 기한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가 이처럼 심사기간을 장시간 사용하는 데는 시장획정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동일한 산업 내에서의 기업결합은 시장획정이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지난 2011년 10월 공정위가 조건부로 기업결합을 허용한 종합유선방송(SO)인 티브로드낙동방송의 동서디지털방송 주식취득 건은 상품시장 시장획정을 다채널 유료방송시장으로 한정했다. 지리적시장 또한 양사의 기업결합으로 영향을 받을 부산 서구·사하구 지역으로 정했다.
 
지난 3월8일 열린 'SK브로드밴드, 콘텐츠 산업 활성화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계획' 기자설명회에 참석한 이인찬(오른쪽) SK브로드밴드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기업결합 심사는 그러나 고려해야 될 사안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국내 최초로 방송과 통신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상품시장 시장획정을 단순 유료방송시장 외에도 결합상품시장까지 넓혀 판단해야 한다. 지리적시장도 전국단위 사업자인 인터넷(IP)TV와 지역단위 사업자인 케이블TV와의 기업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정밀히 따져 시장을 획정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기업결합은 국내 최초로 통신과 방송사업자간 기업결합"이라며 "시장획정이나 심사기간 등에서 과거 사례와 단순히 비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이러한 입장에 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경쟁사들은 정부의 신중한 심사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2년 넘게 진행된 사례가 있다"며 "이번 M&A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공정위의 심사 결과가 하루 빨리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의 심사 장기화로 새로 출범할 합병법인의 투자 지연 등 사업계획의 차질이 우려된다"며 "심사가 장기화 될수록 투자의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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