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찬성했던 새누리, 이제와 "망국법"
이인제 최고위원, 필리버스터 돌입 하루 전 필요성 강조
입력 : 2016-02-25 20:01:49 수정 : 2016-02-25 23:26:32
테러방지법 처리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택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새누리당이 "정신 나간 짓" 등 과격한 표현으로 성토하고 있지만 제도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건 새누리당이었다는 점에서 자승자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4일 야당의 필리버스터 작전에 "선진화법이 얼마나 망국법인지 스스로 체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필리버스터는 지난 18대 국회에서 '폭력국회'를 추방하자며 여야 합의로 처리한 국회법 개정안(국회선진화법) 제106조2항에 규정된 것으로 당시 재석 192인 중 찬성 127인, 반대 48인, 기권 17인으로 통과됐다.
 
특히 선진화법은 당시 총선을 앞두고 19대 국회에서 '여소야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한 새누리당의 처리 의지가 높았다.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도 "총선 전에 여야가 합의했고, 국민께도 약속했기 때문에 이번에 꼭 처리가 이번에 꼭 됐으면 한다"고 말했고, 실제 본회의에서도 찬성표를 던졌다.
 
국회선진화법 처리를 주도했던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2011년 11월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 제정이 시급하다"며 "혹시라도 소홀히 될 수 있는 소수자의 목소리를 보호한다는 원칙 아래 필리버스터와 같은 의사지원제도를 허용한다든지, 여론의 추이를 볼 수 있게 협상의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야당이 필리버스터에 돌입하기 하루 전인 22일 이인제 최고위원은 필리버스터를 활용해 여야의 대치 국면을 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테러방지법, 노동관계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쟁점법안의 내용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고 여론의 심판을 받자는 취지였다.
 
이 최고위원은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9대 국회는 완전히 헌법의 정신을 위배한 법률 때문에 막혀 돌아가지 않는 용광로와 똑같다. 이번에 숨통을 열어야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특히 야당 지도부에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왜 꼭 합의를 해서 두루뭉술하게 만들어 통과시켜야만 된다고 생각하느냐. 당신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본회의에 상정해서 10명이든 100명이든 나와서 반대토론을 하면 되지 않는가. 국민이 다 지켜보고 있지 않는가. 국민의 여론이 형성되지 않는가. 여론에 의한 정치가 민주정치다.

지금 북한인권법이나 테러방지법, 노동개혁 4법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물타기하는 식으로 적당히 해서 통과시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저는 우리 원내지도부에서 확고한 원칙을 갖고 이야기하시라. 헌법이 정한 다수결 원칙에 의해 본회의에 상정하고 나와서 3일이든 4일이든 밤낮없이 토론하고 국민 여론을 보고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모든 정치적 운명을 걸고 표결해서 처리하면 되지 않는가."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최고위원 및 당 지도부들이 25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야당 의원들의 테러방지법 처리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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