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북한 10월 이후 다섯차례 평화협정 제안 의도는
대미 물밑협상 유도하나…미국은 부정적인 반응 일관
2015-12-06 11:55:03 2015-12-06 11:55:03
북한이 최근 미국을 향해 평화협정을 위한 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최근의 예로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발표한 지난 3일 담화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모든 문제의 발생 근원인 미국의 적대시 정책의 종식이 확인되면 미국의 우려 사항을 포함한 모든 문제들이 타결될 수 있다"며 평화협정을 위한 대화에 속히 응하라고 미국에 촉구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평화협정 체결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뒤섞어 놓으면 어느 하나도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실천을 통해 여실히 증명된 진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전에 먼저 비핵화에서 중요한 전진이 이룩돼야 한다고 고집하면서 아직도 사방을 돌아다니며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에 대해 떠들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이 한동안 언급하지 않던 평화협정 문제를 다시 꺼내든 시작점은 지난 10월 1일 리수용 외무상의 뉴욕 유엔총회 연설이었다. 미국과 평화협정을 위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리 외무상의 연설 이후 북한은 네차례 이상 같은 얘기를 했다. 북한 매체를 통해 언급하는 형식이 아니라 외무성 대변인이 담화(10월7일, 12월3일)나 성명(10월17일), 기자와의 문답(11월13일) 등을 통해 제안함으로써 공식적인 입장임을 강조했다. 특히 10월17일 성명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된 후에 나온 것이었는데, 강한 반발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평화협정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
 
이에 대한 미국의 표면적인 대응은 일단 ‘거절’이었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3일(현지시간)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갖고 “북한은 무수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해 추가적인 도발을 삼가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처하기 위해 빛 샐 틈 없는 (3국)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이미 국제사회와 비핵화와 관련한 약속을 했으며 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신뢰할 수 있고 의미있는 비핵화 노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북한이 얼마나 우리와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그간 해왔던 말을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도 북한이 비핵화 초기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해 말할 뿐이었다.
 
한·미·일의 태도가 뻔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평화협정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미국과의 물밑대화를 유도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 동안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면 물밑대화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끝까지 호응하지 않는다면 상황이 급속히 악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이 지난 1월 미국의 군사연습 중단과 자신들의 핵실험 중단을 맞바꾸자는 내용의 제안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2월 이후 등을 돌리고 긴장국면이 조성됐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는 것이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가졌다. 사진은 황 본부장(오른쪽)이 지난 11월 서울 외교부 청사를 방문한 애덤 주빈 미 재무부 차관 지명자를 만나는 장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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