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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중국 위안화 SDR 편입, 향후 과제와 전망은?
중국 정부 금융 개혁 조치에 위안화 미래 달려
2015-12-01 16:56:25 2015-12-01 17:46:26
중국 위안화가 달러와 유로에 이어 ‘제3의 기축통화’로 우뚝섰다. 신흥국으로서는 최초로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됐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미국의 달러 독재 시대를 끝내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이라는 기초 체력과 ‘금융 개혁’이라는 처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위안화 기축통화 반열, 배경은?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IMF는 이날 집행이사회에서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공식 결정했다. 이로써 위안화는 국제 금융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유로존의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와 함께 널리 이용될 수 있는 통화가 됐다.
 
중국은 지난 2010년 SDR 편입에 실패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을 위해 국제 사회의 전폭적인 협조를 구해왔다. 하지만 IMF 집행이사회는 당시 위안화가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통화(Freely Usable Currency)’라는 조건에 부합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SDR에 편입을 보류했었다.
 
그렇다면 5년 후에서야 IMF가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전문가들은 5년 전과 달리 위안화가 IMF의 SDR 편입 조건을 만족 시켰다는 데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시장에서 위안화가 결제 통화로 사용되는 비중은 2015년 8월 기준 2.79%에 달했다. 2.76%인 일본 엔화보다 앞선 것으로 미 달러(44.8%), 유로화(27.2%), 파운드화(8.5%)에 이어 4위 결제 통화로 우뚝섰다. 지난 2010년 0%에 가까웠던 점을 고려해보면 비약적인 순위 상승으로 볼 수 있다.
 
IMF 실무진들도 보고서와 같은 방향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달 13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의 이름으로 발표된 성명에는 “중국 정부의 환율과 금융 시스템의 자유화 노력에 힘입어 위안화가 국제 외환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IMF 실무진들의 의사가 포함되기도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 편입을 결정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AP
 
◇'기대반 우려반' 위안화 갈 길 멀다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이 ‘세계 금융의 메카’로 전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까진 정부차원에서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IMF의 움직임이 중국 정부에는 경제 개방화에 대한 압력을 한층 강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 당국은 위안화의 위상 제고에 따른 개혁을 추진해야만 한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나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중앙은행 만큼의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외환시장 시스템은 여전히 낙후돼 있다. 역내와 역외의 환율 간 괴리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외환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평가 받고 있다. 또 중국 당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그로 인해 금융시장의 개방 시한을 연기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당초 올해 말에서 2020년 말로 금융시장의 개방 시기를 연장했었다. 위안화가 제대로 된 기축 통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처럼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은 게 사실이다.
 
빈 위안 캐피털의 저우 핑 창립자는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는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 될 것”이라며 “인민은행은 지금보다 더 시장과 분명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금 더 진전된 시각도 나왔다. 3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01년 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단행했던 개혁들을 사례로 들면서 이번에는 중국 금융시장의 세계화를 위한 개혁안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위안화 환율의 향방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SDR 편입 발표 이후 오후 4시 기준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6.2981위안(1위안=0.1563달러)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지난 8월 환율결정 시스템 개혁 이후 최근 6개월 간 위안화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WSJ은 중국 경제의 둔화 우려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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