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최재천 "정부 '진실한' 대책 없어"…한중 FTA 여야 힘겨루기
새누리 “27일 본회의 통과시켜야” 새정치 “일단 검토하고”
2015-11-25 22:54:45 2015-11-25 22:54:45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25일 "정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어두운 면에 대해 어떠한 치유 노력도 하지 않는다"며 "중소기업·자영업자·농어민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최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정부·여당과의 실무협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무대책, 무성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어놓고 비준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는데, 새누리당과 정부는 요즘 유행하는 표현대로 '진실한' 대책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여야정은 지난 19일부터 한중 FTA 비준안 처리를 위한 협의체를 열고, 논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무역이득공유제 도입 ▲피해보전직불제 개선 ▲밭직불금 인상 ▲농사용 전기요금 인하 ▲농수산 정책금리 인하 등에서 여야 입장이 갈려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핵심 쟁점인 무역이득공유제는 FTA로 이익을 보는 산업이 이익의 일부를 농어업 등 피해 업종에 지원하는 제도다. 야당과 농어업계는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와 산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야정 협의체가 최대 쟁점인 무역이득공유제를 두고 공전을 거듭하면서 새누리당 바람대로 오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한·중 FTA 비준안을 처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날선 공방이 오갔다. 지난 8월 비준안을 단독 상정한 새누리당은 FTA를 올해 안으로 발효하기 위해 이날 중 소관 상임위인 외통위에서 비준안을 처리하려고 했다. 나경원 외교통일위원장은 "여야정 협의체에서 핵심 쟁점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협의체의 논의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으니 산회하지 않고, 정회하고자 한다"고 제안했고 여당 의원들은 동의했다. 상임위를 산회하면 같은 날 열 수 없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협의체 합의 결과가 나오면 일단 검토 후 논의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심재권 의원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잘 알지도 못하고, 그 논의가 끝나면 유관 상임위가 모여 최종 점검을 해야 한다"며 "협의체 논의 결과를 오늘 외통위에 상정한다는 것에 여야 간사가 합의하지 않았다"면서 산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나 위원장은 거듭 "속개 후 진행 여부를 판단하겠다"면서 정회를 선포했다. 김 의원은 "의사 진행을 이따위로 하느냐"고 나 위원장에게 거칠게 항의했고, 나 위원장 역시 "이따위라니요"라며 발끈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후 한중 FTA 소관 상임위 의원들과 관계부처 장·차관들을 국회로 불러 긴급 당정 간담회를 열고 야당을 압박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올해 안에 FTA가 발효돼야 수출 기업들이 내년에 (관세 인하에 따른) 1조5000억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어려운 경제에 활로가 생긴다"며 "연내 발효가 안돼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으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야당에 국민의 엄중한 비판의 화살이 돌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휘·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과 박민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중 FTA 간담회와 관련 기자회견에서 정부 측의 무대책, 무성의함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