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논란' 황희찬, 올림픽 출전 가능할까
입력 : 2015-11-17 15:45:03 수정 : 2015-11-17 15:45:03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희찬이와 충분한 대화를 했다. 아마 좋은 쪽으로 흘러갈 것 같다."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신태용(45) 올림픽축구대표팀(이하 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주축 공격수로 떠오른 황희찬(19·FC리퍼링)의 대표팀 재합류를 예고하면서였다. 중국 4개국 친선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신 감독의 평가는 황희찬이 기대 이상이라는 축구계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3세 이하가 주축인 대표팀에서 황희찬은 3살 가까이 어리다. 한 축구인은 이를 두고 "올려 뛰기라고 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경기하는 것만 봤을 때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며 "177cm라는 키에 신체 균형이 굉장히 잘 잡혀있다"고 평가했다. 황희찬은 중국 4개국 친선대회에서 주로 교체 선수로 투입됐는데 빠르고 힘 있는 돌파와 날카로운 슈팅으로 지켜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황희찬은 의정부 신곡초 시절이던 2008년에 동원컵 왕중왕전 우승과 차범근축구대상을 수상하며 이미 될성부른 나무로 평가받았다. 이어 그는 포항으로 건너가 포항스틸러스 유스인 포항제철중과 포항제철고를 졸업했다. 그간 황희찬은 각종 연령별 대회 우승과 득점왕을 휩쓸며 준비된 스타로 불렸다.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선수권 득점왕도 따냈으며 우승과 득점왕을 밥 먹듯이 하며 일찌감치 미래 포항의 스트라이커로 꼽혔다.
 
그렇게 자란 황희찬은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대표팀에 뽑히며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순수하게 실력만 보고 뽑았다"면서 황희찬의 해외 진출 전 포항과의 잡음을 뒤로 제쳐놓았다. 황희찬은 '이적 논란'을 모르는 것이 아니지만 기량만 갖고 대표팀 소집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운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와 구단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사건의 확대해석도 경계했다.
 
황희찬의 이적 논란은 지난해 국내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다. 황희찬은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 1부리그 잘츠부르크에 입단하며 K리그를 비롯한 국내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일찌감치 황희찬에 공을 들이며 키운 포항은 당연히 그의 입단을 예상했다. 그러나 황희찬은 잘츠부르크 유니폼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포항과 황희찬 쪽의 임대와 이적료 협상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전혀 다른 말들이 밖으로 새어 나오면서 양측의 의견이 언론을 통해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결국 황희찬은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자유계약 신분으로 잘츠부르크 입단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때부터 황희찬에겐 키워준 구단을 배신한 선수라는 지적부터 개인의 꿈을 위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도전한 것이라는 평가가 공존했다. 물론 포항 팬들은 구단이 매년 유소년 발굴을 위해 20억원을 투자하는데 이런 사례가 나올 경우 육성시스템 자체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결과적으로 황희찬은 현재 2군 팀인 리퍼링에 임대돼 2번째 시즌을 소화하면서 15경기 10골을 넣고 있다. 이러한 활약을 발판으로 오는 12월 이후에는 원래 소속팀이자 1부리그인 잘츠부르크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적 논란은 황희찬의 활약을 통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시 한 번 국내 유소년시스템과 해외진출 사이의 논쟁을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외에 나가 선진 축구를 접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차근차근 국내 무대 단계를 밟아 나가면 나중에 저절로 더 큰 기회가 온다는 사실이 충돌하는 사안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선수 육성에 들어간 돈과 비용부터 시작해 제대로 된 임대료나 구단이 얻을 수 있는 이익 등이 더욱 세밀한 규정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일 꼭대기라고 할 수 있는 K리그부터 당장 선수 유출에 시달리고 있는데 유망주마저 뺏겨선 안 된다는 해석이다.
 
이제 황희찬에게 쏠린 관심은 내년 1월 리우올림픽 예선전으로 향한다. 사실 올림픽 예선은 구단에서 의무적으로 선수를 대표팀에 내줘야 하는 대회가 아니기에 대표팀과 구단 사이의 협의가 필요하다.
 
만약 황희찬의 1부리그 데뷔가 확실해질 경우 대표팀이 다소 불리해질 수 있는데 이때에는 병역문제라는 국내 특수성이 작동할 수도 있다.
 
국내 축구 선수도 현행법상 만 27세 안에 군입대를 해야 하는데 상무나 경찰청에 입단 하려면 K리그에서 최소 1시즌 이상을 뛰어야 한다. 흔히 말하는 병역혜택을 받기 위해선 올림픽 동메달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야 한다. 대표팀 내 다른 선수들보다 어린 황희찬의 상황을 고려하면 예선부터 팀에 녹아들어야 명분과 실리를 취할 수 있다는 의견이 구단에 전달될 가능성도 크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올림픽대표팀에서 훈련 중인 19세 공격수 황희찬.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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