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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스토리)세계를 연결하는 IoT, 미래향한 첫 발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서 스마트홈 OS '브릴로' 공개
2015-06-02 10:44:21 2015-06-02 10:44:21
"모바일을 넘어 모든 것을 컴퓨팅하겠다. 모든 디바이스들을 빈틈없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연결해 이용자들이 보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이 지난달 28~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I/O 2015' 기조연설에서 남긴 말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출사표이기도 하다.
 
이날 피차이 부사장은 모바일, 사물인터넷, 가상현실을 아우르는 플랫폼들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시계 등 개인 휴대기기에서 부터 텔레비전, 자동차, 집 등 일상생활 전반 뿐 아니라 가상 세계까지도 구글의 손길이 닿게 하겠다는 야심찬 의도다.
 
◇지난달 28일(현시시간)부터 양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컨퍼런스 '구글 I/O 2015'에서 선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구글은 우선 차기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M'을 소개하며 모바일 결제시스템 안드로이드 페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우선적으로 미국 내 70만여개 상점에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삼성, 화웨이 등 제조사들이 개별 탑재했던 지문인식 기술을 OS에 자체 탑재해 안드로이드 페이 이용은 물론 다양한 앱에도 활용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구글은 또 가상현실(VR) 플랫폼 '점프'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노린다. 액션 카메라 전문 제조업체인 고프로와 제휴해 입체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VR 카메라 '어레이'를 개발키로 했으며, 2만원 대의 저가형 VR디바이스 '카드보드'를 애플의 제품과도 연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약 100만명이 겪은 가상현실 체험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브릴로, 애플 '홈키트' 대항마
 
구글이 발표한 세 가지 플랫폼 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IoT 플랫폼 '브릴로'다. 브릴로는 안드로이드의 모바일 디바이스들로 가전제품, 온도계, 경보시스템 등 스마트홈 기기들을 통제할 수 있는 OS다. 소비전력이 낮은 전자제품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 OS를 간소화한 버전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구글은 클라우드와 스마트 디바이스 간의 통신을 가능케 해주는 통신규약 '위브'를 발표했다. 스마트폰에서 브릴로를 실행한 뒤 위브로 통신해 집 안의 기기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위브로 연결된 기기들은 서로의 행동을 인식할 수도 있다. 브릴로와 위브의 상용화 제품은 이르면 오는 3~4분기 중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에 주로 사용될 것이란 전망에 브릴로는 공개 직후 애플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홈키트'와 비교됐다. 작년 6월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첫 공개된 '홈키트'는 1년이 되는 올해의 WWDC에서 첫 번째 상용화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으로 집 안의 전력, 난방, 보안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은 것이다. 애플의 2015 WWDC는 오는 8~12일 구글I/O 2015가 열렸던 모스콘 센터에서 개최된다.
 
◇개발자·제조사 참여 여부에 성패 달려
 
애플의 홈키트와 구글의 브릴로에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IoT 기기 연결 칩셋 '아틱'까지 글로벌 사물인터넷 시장은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IT 전문매체 씨넷은 스마트홈 플랫폼의 성공 여부는 개발자와 제조업체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도로를 새로 개통해도 이용하는 차량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듯, 플랫폼에 적합한 앱 개발과 적용 가능한 제품 개발이 수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비즈니스클라우드뉴스 편집장인 조나단 브랜든도 비슷한 지적을 한다. 개발자와 제조업체가 겪는 어려움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는 것. 브랜든은 우선 개발자 측면에서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LG G3에서는 아무 이상없이 구동되는 앱이 샤오미나 소니의 스마트폰에서는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홈 분야는 스마트폰보다도 훨씬 광범위하기 때문에 브릴로에 적합한 앱을 개발했더라도 앱이 적용되는 가전제품이나 기타 디바이스의 환경에 따른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이를 개발자가 일일이 추적할 수 없다고 고충을 언급했다. 
 
또한 제조사 입장에서는 IoT 플랫폼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모든 플랫폼의 기준을 맞추기에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브릴로와 홈키트 외에 인텔, ARM 등이 IoT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에서 제조업체의 고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고 브랜든은 전했다.
 
◇무한한 연결 가능성에 보안 이슈 '촉각'
 
보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복수의 스마트 디바이스가 연결되기 때문에 보안이 조금만 허술해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 헝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은 "구글은 차세대 기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를 언급했지만 보안이라는 매우 중요한 이슈는 대충 넘어가 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는 "잠재적으로 모든 디바이스들은 자동적으로 서로를 탐지하게 돼 머지않아 심각한 문제들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며 "기업의 네트워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패치를 비롯해 보안 문제들을 어떻게 다룰지 구글은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텔이 주도하는 오픈인터커넥트컨소시움, 퀄컴이 주축이 되는 올조인 플랫폼과의 경쟁이 불가피 한데 이에 대한 대처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구글 대변인은 "OS, 앱을 포함한 다양한 차원에서의 보안 대책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인증된 소프트웨어에서만 작동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고 타인에 의해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한 방법들도 마련하고 있다는 것. 위브가 스스로 보안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도 계획 중이라고 이 대변인인은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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