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정해욱의 가요별점)로이킴, 짙은 감성으로 돌아온 21세 포크 뮤지션
2014-10-08 13:51:43 2014-10-08 13:51:43
◇정규 2집을 발표한 가수 로이킴. (사진제공=CJ E & M)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로이킴은 지난 2012년 방송된 Mnet '슈퍼스타K 4‘를 통해 얼굴을 얼굴을 비춘 뒤 가수로 정식 데뷔를 했는데요. 사실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가수입니다. 주류업체 대표를 맡고 있는 아버지 밑에서 부유하게 자랐고요. 2012년 미국 조지타운대 경영학과에 합격할 정도로 공부도 잘합니다. 거기에 잘생긴 외모까지 갖췄으니 흔히들 얘기하는 ’엄친아‘가 맞죠.
 
그런데 스물 한 살의 이 청년이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특이합니다. 로이킴은 또래의 친구들이 좋아할 법한 댄스나 힙합 장르 대신 포크 장르의 음악을 하는 가수인데요. 그런 점에서 데뷔 2년차 가수 로이킴은 분명 가요계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로이킴의 음악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의 다른 가수들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그런 로이킴이 8일 두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했습니다.
 
로이킴은 아직까진 故김광석이나 故김현식 등 비슷한 장르의 음악을 했던 가수들 만큼의 결과물을 보여주진 못합니다. 이제 데뷔 2년차가 된 스물 한 살의 젊은 가수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죠. 로이킴의 정직한 스타일의 보컬은 포크 음악에 담겨야할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충분히 표현해내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요. 군데군데 로이킴의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창법이 들리기도 합니다. 아직은 가수로서의, 또 인생을 살아가는 자연인으로서의 내공이 부족한 탓일텐데요.
 
하지만 로이킴은 정규 1집과 비교했을 때 분명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로이킴은 1집과 마찬가지로 2집에 수록된 전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는데요. 사운드는 더 풍성해졌고, 감성은 더 짙어졌습니다. 1집에서 사랑과 설렘에 대해 노래했던 로이킴은 2집에선 인생에 대해 노래합니다. 스물 한 살의 뮤지션이 이 정도의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로이킴은 앞으로의 발전이 더 기대가 되는 뮤지션입니다.
 
1번 트랙의 ‘영원한 건 없지만’은 로이킴이 유학 생활 중에 친누나가 보내온 글에서 모티브를 얻어 가사와 멜로디를 완성하게 된 곡이라고 하는데요. 로이킴이 인생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로이킴이 생각하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를 엿볼 수 있는 노래입니다. “영원한 건 없지만 이 세상은 따뜻하게 변해가길. 영원한 건 없지만 익숙함의 소중함을 잃진 않길. 지금 곁에 없다 해도 다 지난 뒤에는 그늘 없는 이야기로 추억 되길 영원하길 다 지난 뒤에는 사랑만이 가득하길”이라는 가사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2번 트랙엔 ‘가을에’란 노래가 실렸는데요. 제목 그대로 가을과 잘 어울리는, 가을에 들으면 참 좋을 만한 노래입니다. 곡을 전체적으로 이끄는 첼로 사운드가 ‘가을에’의 서정적인 느낌을 더욱 살려주는데요. 가을의 쓸쓸한 정취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어느 공원 벤치에 앉아 들으면 딱일 노래입니다.
 
3번 트랙의 ‘Home'이 타이틀곡인데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힘들고 외로울 때가 있죠. ’Home'은 그런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노래인데요. 곁에 아무도 없고 힘들 땐 늘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특히 로이킴을 평소에 좋아했던 팬들이나 로이킴과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비슷한 또래의 청년들에게 큰 위로를 전해줄 것 같은데요. 지난해 표절 논란에 휩사이는 등 연예인이 된 뒤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야 했던 로이킴의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이 겹쳐보이면서 이 노래가 더욱 특별하게 들립니다.
 
 
4번 트랙엔 ‘날 사랑한다면’이란 곡이 있습니다. 로이킴의 리드미컬한 느낌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인데요. 노래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강약을 조절하는 거죠. 로이킴은 힘을 뺄 땐 빼고, 줄 땐 주면서 ‘날 사랑한다면’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을 잘 살려냈습니다.
 
5번 트랙의 ‘잘 있나요 그대’엔 프로듀서 정지찬이 피처링에 참여했습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로이킴이 발표했던 ‘봄봄봄’이나 ‘Love Love Love'를 떠올리게 하는 스타일의 곡인데요. “겨울엔 추운 게 싫어서 나는 덥길 바랬고 여름엔 더운 게 싫어서 나는 춥길 바랬소. 사람은 왜 있을 땐 모르는 걸까 얼마나 소중한 건지”라는 쉬우면서도 인생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가사가 귀에 쏙 들어옵니다.
 
6번 트랙의 ‘롱디’는 로이킴이 고등학교 시절 유학 생활 중 쓰기 시작한 곡이라고 하는데요. ‘롱디’는 원거리 연애를 뜻하는 말이죠. 이 노래엔 연인, 가족 등 멀리 떨어져 있는 모든 대상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유학 생활을 했던 로이킴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래입니다.
 
그리고 7번 트랙의 ‘Curtain'엔 기타리스트 정성하가 피처링에 참여했습니다. 정성하의 화려한 기타 연주를 듣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정성하의 리드미컬한 기타 연주와 로이킴의 담담한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멋진 곡을 만들어냈습니다.
 
8번 트랙의 ‘멀어졌죠’ 역시 가을에 듣기에 제격인 노래입니다. 이별 후의 후회에 대해 노래한 곡이고요. 로이킴은 읊조리는 듯한 느낌의 창법으로 이 노래의 쓸쓸한 느낌을 잘 살려냈습니다. “누가 봐도 내가 다 잘못했죠. 실수라고 받아주길 바랬죠. 누구나 겪어야 하는 파도라고 믿었죠. 근데 그댄 울었죠 나도 울었죠 우린 울었죠 우린 멀어졌죠”라는 담백한 가사가 감정을 더 자극합니다.
 
마지막 트랙의 ‘Thank you'는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곡입니다. 팬들을 향한 로이킴의 솔직한 마음을 담았다는 점에서 팬들로선 가장 좋아할 만한 트랙일 것 같습니다. "어두울 때 길이 안보일 때 더 나은 나를 보게 해준 너. 외로울 때 사람이 싫어질 때 더 나은 날들을 보게 해준 너. 고마워요 고마워요 이 하늘이 무슨 색이든 그 자리 그대로 있어줘서"라는 가사입니다.
 
타이틀곡 'Home'으로 각종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로이킴은 음악 방송 출연과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창원 등 5개 도시에서 열리는 전국투어 콘서트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 로이킴 정규 2집 'HOME'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젊은 싱어송라이터의 성장의 결과물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