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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PTA, 2~3년 더 고생할 것"
"하반기, 상반기보다 개선"..장기 전망은 여전히 '흐림'
2014-08-22 10:58:30 2014-08-22 11:05:04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PTA(고순도 테레프탈산)는 2011년 시절의 호황을 다시 맞기 힘들겁니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 간담회'에 참석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사장)은 향후 2~3년 간 PTA 업황을 어둡게 전망했다.
 
PTA는 합성섬유와 페트(PET)병, 필름 등의 원료다. 파라자일렌(PX)을 가공해 만드는 중간재로 롯데케미칼은 국내에서 105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삼성종합화학(200만톤), 삼남석유화학(180만톤)에 이어 세번째 규모다. PTA는 2012년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급기야 지난해 11월에는 톤당 1000달러가 무너졌다.
 
올해는 간신히 톤당 1000달러 초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여전히 마음 졸이고 있다. 국내 기업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의 변동성이 부쩍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의 잇따른 신·증설과 전방인 합성섬유 업황의 부진으로 현지는 물론 국내 PTA 업체들 역시 가동률을 낮추는 등 수급은 좀처럼 균형점을 찾지 못하는 모양세다.
 
허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부터 중국의 PTA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같은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장기 전망은 침체일로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중국이 증설을 많이 진행한 탓에 PAT는 적어도 2~3년 더 고생할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2011년도 시절의 호황은 다시 누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톤당 1500달러를 웃돌던 3년 전 상황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PTA 업체들의 공통된 고민은 중국 의존도를 어떻게 낮출 지로 압축된다. 문제는 이른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을 제외하고 합성섬유 등 PTA의 전방산업의 부흥을 이끌만한 신시장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은 제조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여서 시장 개척에 한계가 있는 상황. PTA 업계는 인구가 밀집한 신흥국인 동남아 지역도 눈여겨 보고 있지만, 시장은 기대만큼 성장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매출 다각화를 위해 탈 중국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허 사장은 "중국 외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해야 한다"면서 "다만 미국과 유럽은 PET 공장만 있는 정도이고, 인도나 파키스탄도 아직은 PTA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부타디엔의 수급상황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개선을 기대했다. 허 사장은 "일본 우베흥산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해 부타디엔고무(BR)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원재료인 부타디엔도 일시적으로 재고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게 얼마나 오래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R이 일시적으로 공급부족 상황에 놓이면서 원료인 부타디엔 역시 물량과 가격에서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범용수지·합성고무·정밀화학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우베흥산은 지난 12일 지바현에 소재한 BR공장에서 1시간20여분간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생산능력 12만톤에 달하는 BR 공장은 사고 직후 두 개 생산시설을 멈춰 현재 한 개 라인만 가동을 재개했다.
 
지난 7월에는 SBR 생산 규모가 12만5000톤에 달하는 JSR(전 일본합성고무)에서 인사 사고가 발생, 생산라인이 정지되기도 했다. 우베흥산과 JSR은 합성고무의 원료가 되는 부타디엔의 월간 사용량이 각각 5000톤 , 2000톤으로 연간으로는 각각 6만, 2만4000톤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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