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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세월호 과적 보고받고 '팔지 마라' 직접 지시"
김한식 청해진 대표등 진술..업무상과실치사 가능성 커져
2014-05-26 16:31:01 2014-05-26 16:35:3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현상수배 중)이 세월호 불법 증개축 등을 직접 지시했다는 관계자 진술이 확보되면서 유 회장에게 세월호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적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성윤 목포지청장)가 25일 기소한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71) 등 5명의 진술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측은 유 회장의 승인을 받아 먼저 구입한 오하마나호와 복선운항을 통해 타선사의 항로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세월호를 매입했다.
 
청해진해운이 2012년 10월 8억엔(우리돈 115억원)에 세월호를 매입하자 유 회장은 김 대표에게 세월호의 여객실과 화물적재 공간을 늘리고, 자신의 개인전시실을 만들 것을 지시했으며 안모 해무팀장이 실무를 맡아 증개축 공사를 진행했다.
 
세월호는 이후 B데크 선미부분을 철거하고 A데크 선미 2.8m, 갑판 5.6m, 천정 1.6m를 연장해 생긴 공간을 두 개 층으로 만들어 하층은 여객실로, 상층은 전시실 등으로 개조하고, 선수 우현의 카램프(차량 진입문) 40톤 상당을 없앴다.
 
이렇게 만들어진 증축부분은 유 회장의 장녀 섬나씨가 운영하는 모래일디자인에서 공사를 맡아 전시실과 선주실, 일등실 등에 대해 인테리어를 시행했다.
 
그 결과 세월호는 총톤수가 239톤이나 증가했고, 순수 배무게인 경하중량은 187톤이 증가하는 대신 배를 실을 수 있는 재화중량은 187톤이 감소했다.
 
또 승선 가능인원이 116명 증가하면서 무게중심이 51cm 올라갔는데 이런 상황에서 세월호가 무게중심을 낮추고 복원성을 유지하면서 안전운항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적재 가능화물을 1448톤 감소시키고, 대신 평형수를 1324톤 증가시킬 수밖에 없게 됐다. 결국 총 1077톤의 화물만을 적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특히 카램프 철거 시 선수 우현에 30톤 상당(철거 40톤, 밀폐 10톤)의 중량을 추가하거나 좌현에 30톤 상당의 중량을 감축하지 않아 좌, 우 불균형이 심화됨으로써 복원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이후 증개축에도 불구하고 운임이 적자를 기록하자 김 대표 등은 세월호 선박 복원성에 문제가 있어 과적시비 우려와 함께 제주항 자력 이·접안 어려워 세월호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뒤 2014년 1월 이 같은 사실을 유 회장을 만나 대면 보고했다.
 
그러나 유 회장은 “선령이 먼저 25년을 초과하는 오하마나호를 매각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세월호는 복원성에 문제가 있는 상태로 계속 운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유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경영 뿐만 아니라 세월호의 매입과 증개축, 운항, 인테리어공사, 매각문제 등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으로 유 회장이 검거되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도피 중인 유 회장은 측근들과 함께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아 최근까지 전남 순천에 숨어있다가 다른 곳으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돼 검찰이 추적 중이다.
 
이와 함께 구원파측은 이날 오후 금수원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검찰이 불법적으로 구원파 신도들을 연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10만 성도가 다 잡혀갈 때까지 유 회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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