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생산에서 투자, 소비에 이르기까지 경제 면면이 모두 부진해 저성장 우려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의 산업생산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전 전망치 8.9% 증가와 전달의 8.8% 증가를 모두 하회한 결과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1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사전 전망치이자 직전월의 12.2% 증가에 못 미쳤다.
1~4월 누적 도시 고정자산투자는 17.3% 증가했다. 사전 전망치 17.7% 증가와 전달의 17.6%를 밑돌며 6개월 연속 둔화세를 나타냈다.
지난 8일 공개된 중국의 수출입 지표가 전달보다 반등하며 성장 둔화 우려를 씻어내는 듯 했지만 본격적인 경기 회복의 길은 요원하다.
지난달 출시된 미니 부양책이 경제 활동 개선을 이끌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왕타오 UB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니부양책이 성장 동력으로 아직 전환되지 못했다"며 "경제는 여전히 느리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3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세금 감면 연장과 대규모 철도 건설 프로젝트 지출 확대, 주택금융 전용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민생 안정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날의 부진한 지표가 "소프트패치의 덫에 걸려있는 중국 경제를 가르키는 것"이라며 "올해의 경제 성장 전망도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1분기 7.4%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이 점차 둔화돼 연간 성장률은 7% 초반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다.
다리우즈 코왈츠크 크레딧아그리꼴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 지표는 성장 모멘텀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올해의 경제성장률은 7.3%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즈웨이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의 성장 둔화는 앞으로 더 심각해 질 것"이라며 "2분기 GDP는 전년 동기대비 7.1% 증가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성장 둔화 우려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는 높지 않다. 최근들어 중국 지도부가 연이어 저성장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경제는 현재의 성장 속도에 기반을 둔 '뉴 노멀'에 적응해야 한다"며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여전히 중요한 기회의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잠재적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들을 적절하게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통화 완화 등을 통해 미세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급준비율 인하 등으로 대출에 대한 부담을 완화해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즈웨이는 "통화 완화에 대한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5월의 경제 지표도 좋지 않을 경우 정부가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왕타오도 "정부는 주택 구매자들에 대한 대출 제한과 지방 정부의 자금 조달 규제를 완화를 통해 부양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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