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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트러블 메이커 최중경 '블랙아웃'으로 8개월만에 '아웃'
2011-09-27 15:49:56 2011-09-27 17:48:0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화려하게 부활했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8개월만에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박청원 지경부 대변인은 27일 "최중경 장관이 국무회의 직후 대통령을 뵙고 사의를 표명했다"며 "향후 장관의 거취는 청와대의 판단에 따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날 임태희 대통령 실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최 장관은 지경부 장관으로 취임한 후 '최틀러'(최중경+히틀러) 다운 강한 발언과 업무 스타일를 여과없이 과시했다.
 
취임 후 기름값 상승을 막기 위해 정유업계를 대상으로 팔비틀기를 하거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기싸움, 국회의원들과의 '트러블' 등으로 쉴 새 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그러나 최 장관을 끌어내린 결정적인 사건은 지난 15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다.
 
정전사태가 발생한 후 최 장관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지만, 화려한 '부활'로 보였던 그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005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시절 고환율 정책으로 인한 인해 재정부 1차관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필리핀 대사로 부임한 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취임했고 지난 1월27일 지경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기구한 운명을 이었다.
 
◇ 아! 정전이여..
 
지난 15일 한국전력(015760)이 늦더위를 고려하지 못하고 수요 예측을 잘못해 전국적인 정전이 발생했다.
 
정전 사태와 관련해 최 장관은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전력거래소의 허위보고를 지적하기도 했다.
 
국정감사가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전력 당국의 부실한 대응은 최 장관에 대한 동정론마저 사그러들게 만들었다.
 
정전사태 관련 정부 합동 점검반은 "정전 사태는 전력거래소에 일차적 책임이 있으나 위기 대응에 미흡했다는 점에서 지경부와 한전도 책임있다"며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최 장관을 겨냥한 것이다. 이후 정치권에서도 책임을 지라며 최 장관을 압박하자 백기를 들었다.
 
◇ 트러블 또 트러블....
 
최중경 장관은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지난 4월8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하지 않아 국회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이후 여야는 이례적으로 최 장관만을 상대로 긴급 현안 질의를 벌이기도 했다.
 
최중경 장관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공공요금 인상안과 유류세 인하 문제를 두고 부처간 힘겨루기를 하기도 했다.
 
최 장관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합동브리핑에서 "유류세 인하 문제는 부처간 이견이 없다"며 "할당 관세는 기획재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장관이 "유류세 인하 문제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할당관세 인하 문제는 좀 더 기다려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기요금 인상폭과 관련해 지경부는 7%대 인상을 요구했지만 재정부가 물가 상승에 대한 압박감을 이유로 결국 4.9%로 결정하기도 했다.
 
특히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 선정 등 동반성장위원회와 적나라한 대립각을 세웠다.
 
최 장관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서로의 발언에 대해 정면 반박하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 정유사 팔 비틀더니..여전히 고공행진하는 기름값 
 
휘발유값이 리터당 2000원에 육박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을 했다.
 
이후 최중경 장관은 "가격이 높은 전국의 500개 주유소의 공급 실태를 조사하겠다"며 팔을 걷었다.
 
최 장관은 회계사 자격증이 있다며 직접 가격 구조를 분석하겠고 나섰다. 지경부와 재정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석유제품가격 태스크포스(TF)팀'도 꾸려졌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기름값이 오를 때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적게 내리는 '비대칭성'은 발견됐지만, 이를 정유사의 폭리나 담합으로 규정하기 곤란하다는 애매한 결론만 내놨다.
 
급기야 대안 주유소 설립과 무폴 주유소 방안까지 등장했다. 공익단체와 공공기관·소상공인·대기업 등이 공동 출자해 '정유사-대리점-주유소'로 이어지는 기존 석유 유통구조를 깨뜨린다는 것.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유사석유가 유통될 확률이 높으며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 장관이 기름값을 '잡겠다'며 선포했지만 고공행진하는 기름값은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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