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특조위, 기록물 열람규칙 제정…유가족 "정작 피해자 의견은 안 들어"
유가족 의견 수렴 없이 규칙 의결…행정예고 절차 논란
반년째 CCTV 못 받은 유족 반발…특조위 "추후 보완"
2026-10-20 17:27:52 ㅣ 2026-10-20 17:38:34
[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10·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유족 등 피해자의 참사 관련 기록물 열람을 지원하는 규칙을 의결했습니다. 일부 유족은 규칙 제정에 앞서 당사자 의견을 듣지 않았다며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특조위는 신속한 열람 지원을 위해 우선 규칙을 마련했다는 입장입니다.
 
20일 서울 중구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제66차 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조위는 20일 제66차 위원회를 열고 '참사 관련 기록물 피해자 열람지원 규칙'을 의결했습니다. 규칙에는 피해자가 참사 관련 자료의 열람을 신청하면 위원회가 이를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열람을 지원하는 절차가 담겼습니다. 자료기록단이 열람 지원 업무를 총괄하며, 특조위는 규칙 공포 절차를 거쳐 이달 안에 열람을 시작할 방침입니다.
 
그동안 일부 유가족이 특조위에 참사 당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등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특조위는 정보공개법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유가족의 알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송두환 특조위원장은 10월부터 기록물 열람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규칙은 이에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규칙 제정 과정에서 유가족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습니다. 한 유가족은 사전 의견 수렴과 행정예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절차적 적법성 검토와 심의 보류를 요청하는 서면을 제출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유가족 중 한 명은 "정작 피해자들한테 (규칙안을) 보여주지도 않고 의견도 묻지 않고 의결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만으로 진행된 것이 굉장히 아쉽다"며 행정예고 생략에 대한 법리 검토 여부를 물었습니다.
 
이에 특조위는 신속한 열람 지원을 위해 규칙 제정을 우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진성 자료기록단 부단장은 "의견 수렴을 해서 더 촘촘한 체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기본적인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며, 시행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행정예고를 거치지 않은 데 대해서는 규칙이 내부 지침에 해당한다고 해명했습니다. 고영호 대외협력과장은 "이번 규칙은 법령을 집행하기 위한 단순한 내부 지침이라고 이해했다"며 "사후적으로 보더라도 행정예고에서 예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습니다.
 
규칙 제정에도 실제 자료 열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 유가족은 지난 5월부터 청구한 CCTV 영상을 아직 받지 못했고, 일부 청구에 대해서는 11월10일 이후 재검토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반년 동안 정보공개 청구를 해서 기다리고 있는 CCTV 영상을 아직도 못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특조위는 기존 정보공개제도만으로는 자료 제공에 한계가 있어 별도의 열람 절차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 과장은 기존 정보공개제도로는 자료 제공에 한계가 있었다며 "열람이라는 형식으로라도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규칙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조위는 규칙 공포 절차를 거쳐 이달 안에 열람을 시작할 방침입니다.
 
한편 특조위는 이날 경찰의 참사 대응과 용산구의 허위 공문서 작성 경위 등 조사 결과 보고서 5건도 논의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27일 대국민 중간보고회에서 발표할 예정입니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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