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있지만, 기존 카드 결제망과 간편결제 서비스가 이미 자리 잡은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습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서클, 크립토닷컴에 이어 최근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 하나은행과 3자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CU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체인 네트워크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증을 완료했습니다.
여신금융협회 차원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와 9개 카드사는 지난 7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회원·가맹점·승인·정산·이상거래탐지(FDS) 등 기존 카드 인프라와 연계하는 공동 기술검증을 완료했습니다. 이외에도 카드사들은 개별사 차원에서 스테이블 코인 관련 대응을 진행 중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승인부터 자금 이동, 거래 확정까지의 과정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처리될 수 있어 중개 단계를 줄이고 정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장점이 실제 결제 시장에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지는 별개 문제입니다. 기존 카드망과 연계하거나 독자적인 전자지갑 결제망을 구축할 경우 시스템 구축·운용 비용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 부과는 불가피합니다. 비카드사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스테이블코인 소매결제망이 대규모로 확산한 사례는 많지 않고, 해외에서도 비자·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네트워크사와 기존 결제망에 통합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어떤 사업 모델로 연결할지를 놓고 고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 카드 결제망이 효율적으로 구축돼 있고 가맹점 수수료도 낮은 수준으로 규제되는 만큼, 결제 비용 절감만으로 기존 카드 결제와 차별화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무이자할부, 포인트 적립, 캐시백 등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부가서비스까지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곧바로 대체하기도 어렵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금액은 하루 평균 1조5535억원에 달했습니다. 간편결제와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이미 일상적인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일반적인 리테일 소액 결제 영역에서는 소비자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겨갈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 코인의 장점은 저비용과 빠른 유통인데 이 기대를 충족하면서 수익성을 추구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선불전자지급 이상의 효용을 제공하기도 쉽지 않고, 저렴한 유통을 현실화하면서 수익을 추구하고 고객에게 추가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국경 간 결제는 상대적으로 활용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힙니다. 여러 국가의 중개 은행을 거치지 않아도 돼 환전이나 송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원화는 국제적 활용도가 높지 않아 원화 스테이블코인 자체의 국경 간 결제 수요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과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라면서 "아직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아 개별사마다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사업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사진=챗GPT)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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