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역사 속으로…중수청 '북적'-공소청 '조용한' 첫발
두 기관 모두 수장 없이 '개문발차'…중수청엔 개청 시작부터 고소·고발 10여건
2026-10-02 12:23:12 ㅣ 2026-10-02 12:23:12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2일, 78년 만에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공식 출범했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새 형사사법체계에 따라 중수청은 7대 중대범죄 수사를,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유지를 맡습니다. 두 기관 모두 수장 없이 첫 발을 뗐습니다. 중수청 앞에는 개청 전부터 민원인들이 줄을 서 사건을 접수하는 등 기대와 관심이 쏠렸습니다. 반면 공소청은 개청식을 비공개로 치르며 조용히 출범했습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에서 열린 중대범죄수사청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수청은 이날 오전 10시 본청이 있는 서울 중구 을지로 르네스퀘어에서 개청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습니다. 개청식에는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윤호중 장관과 김영진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 노경필 법원행정처장,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전종민 중수청 차장, 최재민 서울지방중수청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윤 장관은 축사에서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더라도 국민을 위한 책임까지 나눠서는 안 된다"며 "사건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빈틈 없는 공조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중수청의 출범은 개혁의 끝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제도가 당초 취지대로 작동해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초대 중수청장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아 당분간 조직을 이끌 전 차장은 인사말에서 "중수청은 '절제'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며 "지난날의 과오를 거울삼아 같은 잘못을 이름만 바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혐의를 좁히지 못한 압수수색은 사무실 전체를 들어내고, 실체를 밝히지 못한 수사는 한 사람의 몇 년 또는 전 생애를 삼킨다"며 "절제는 수사를 덜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더 정확하게 하겠다는 약속"이라고 했습니다. 부실 개청 우려에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사례를 들며 "회의적인 시선을 신뢰로 바꾸어 놓겠다"고 했습니다.
 
2일 열린 중대범죄수사청 현판 제막식에서 현판이 떨어져 덜렁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현판 제막식에서는 천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현판이 덜렁거리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2일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첫 날 오전 9시 1호로 현장 접수한 비전코리아 측 (사진= 뉴스토마토)
 
현장에는 개청 전부터 사건을 접수하려는 민원인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중수청에는 개청식이 열리기도 전에 10여건의 고소·고발이 접수됐습니다. 현장에서 1호로 접수된 사건은 시민단체 비전코리아가 오전 9시부터 강경윤 대표 등과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건이었습니다. 이들은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7월9일 네이처셀·알바이오의 줄기세포 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1·2차 반려처분을 모두 위법하다고 판결했는데도, 식약처장이 항소하는 등 판결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정현 공소청장(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옛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공소청도 같은 시각 서울 서초구 본청(옛 대검찰청)에서 개청식을 열었습니다.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은 "기관 명칭과 업무 방식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국가 유일의 소추기관이자 인권옹호기관으로서 우리의 역할과 국민을 지킬 책무는 그대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잘못한 지점이 발견된다면 겸허히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며 "누구에게나 법이 공정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공소청은 이날부터 기존 수사부서를 없애고 기소·공소 중심 체계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다만 새 체계가 공백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를 두고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두 기관 모두 수장 없이 출범한 데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 가운데 약 66.1%인 1900명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수사 노하우가 그대로 이어지기 어려운 만큼 영장 신청 단계부터 공소청과의 협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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