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회수율 9% 불과…"보증 전 심사 강화해야"
미회수 구상채권 4559억원…원금 회수율 9.02%
"사전 심사 강화하고 대위변제 후 채권 회수 세분화해야"
2026-09-17 14:30:03 2026-09-17 15:31:37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대위변제 이후 회수 부진을 두고 전문가들은 보증 가입 단계에서 위험을 선별하는 심사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위변제 이후 채권 회수 체계를 정교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주택 가격과 전세보증금, 선순위 채권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보증 여부와 조건을 차등화하고, 대위변제 이후에는 상환 가능성과 의지에 따라 채권을 분류해 전문 기관과 연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세지킴보증의 미회수 구상권 잔액은 4559억원입니다. 원금 기준 구상권 회수율은 9.02%에 그쳤으며, 올해 들어 7월까지 회수한 원금은 288억원입니다.
 
대위변제 규모가 커지는 동안 회수율은 10%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요. 대위변제금액은 2022년 61억원에서 2023년 840억원, 2024년 2275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1676억원, 올해 7월까지 87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회수율도 2023년 12.69%에서 지난해 10.19%, 올해 7월 9.02%로 낮아졌습니다. 
 
장기 미회수 채권도 적지 않습니다. 올해 7월 기준 대위변제 후 1년 이상 2년 미만인 채권은 1034건·1808억원, 2년 이상 3년 미만은 710건·1239억원으로 3년 이상 장기 미회수 채권도 130건·209억원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회수 부진을 대위변제 이후의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보증을 내주는 단계에서부터 회수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증사고가 발생하면 결국 경매 등을 통해 보증금을 회수해야 한다”며 “보증을 취급하는 단계에서 전세보증금이 주택 시세에 비해 적정한지, 선순위 채권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회수가 가능한지를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회수 가능성이 낮은 물건까지 보증하면 사고가 발생한 이후 회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전세보증금과 주택의 시장가치를 비교하고 필요하다면 현장조사까지 거쳐 위험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보증 규모 확대와 회수 부진을 주금공의 심사 문제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전세 가격 하락과 임대인의 상환능력 저하, 전세사기 등 시장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위변제 규모가 커지고 회수율이 낮아진 것은 보증 규모 확대와 함께 전세 가격 하락, 임대인의 상환능력 저하, 전세사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이를 단순히 주금공이 부실 보증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보증비율 조정이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위변제와 부실채권이 늘어난 데에는 보증비율을 축소한 영향도 상당하다”며 “기존에 1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던 전세보증금이 보증비율 축소로 1억2600만원으로 제한되면 기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2400만원을 임대인이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교수는 “보증비율을 낮춘 당시와 비교해 전세 가격이 상승한 만큼 현재 시장 상황에 맞게 보증비율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보증비율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보증비율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보증사고 발생 이후에는 채권 특성에 따라 회수 방식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 교수는 “대위변제 이후 회수율을 높이려면 채권 회수를 전담하는 전문 조직을 두고 캠코나 신용정보회사 등 채권 회수 전문 기관과 적극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며 “상환 의지가 있는 임대인은 분할상환이나 유예 등을 통해 회수를 유도하고, 상환 의지가 없는 악성 채무자에게는 경매 등 신속한 회수 절차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경북행복재단 대표)는 보증을 축소하는 방식보다 위험을 조기에 걸러내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정 교수는 “회수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보증을 축소하면 정작 보호가 필요한 세입자가 밀려날 수 있다”며 “매매가격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과 선순위 채권, 세금 체납, 임대인의 반복적인 사고 이력 등을 함께 평가하고 고위험 계약에는 보증 한도와 조건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주금공 관계자는 “전세지킴보증 대위변제액은 2024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보증 가능 전세가율을 90%로 낮추고, LTV가 높은 신청자의 보증료율을 인상하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 조치를 시행하면서 2025년부터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며 “올해 대위변제액도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내부. (사진=연합뉴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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