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의 건설사업관리용역 계약 과정에서 부적절한 계약을 적발했습니다. 공단이 47억6200만원 규모의 새 공사를 추진하면서 별도 입찰 없이 기존 업체에 관리업무를 추가로 맡긴 건데, 감사위는 이를 사실상의 수의계약으로 판단해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서남센터 전경. (사진=연합뉴스)
17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은 2024년 3월 47억6200만원 규모의 성능개선공사를 추진하면서 이 공사를 감독·관리할 업체를 새로 뽑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15일 공개한 기관운영 감사결과에서 이 같은 계약 방식을 문제 삼았습니다.
앞서 공단은 2023년 12월 '탄천수계 탄천우안 차집관로 교체공사'를 감독·관리할 업체를 경쟁입찰로 선정했습니다. A업체가 12억7520만원에 이 용역을 따냈습니다. 이듬해 3월, 공단은 바로 인근에서 별도의 성능개선공사를 추진했습니다. 새 공사가 시작되면서 이를 감독·관리할 용역도 필요했지만, 공단은 별도 경쟁입찰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A업체의 기존 계약에 새 공사 관리업무 3억5940만원어치를 추가했습니다. 그 결과 A업체의 계약금액은 12억7520만원에서 16억3460만원으로 늘었습니다. A업체는 별도의 경쟁입찰 없이 새 공사의 관리업무까지 맡게 됐습니다.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은 서울시 산하 기관으로, 서울 시내 물재생센터 운영과 하수관로 정비 공사 등을 도맡습니다. 이런 공사는 대개 사업비가 크고 공정 관리가 까다로워, 현장을 감독·관리하는 별도 용역을 경쟁입찰로 발주하는 게 원칙입니다.
공단은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두 공사가 인접한 곳에서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는 만큼, 한 업체가 함께 관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이 방식으로 약 7억4820만원을 아낄 수 있다고 추산했고, 다른 기관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감사원 적극행정 사전컨설팅을 통해 인정받은 사례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감사위에 선처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감사위는 이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두 공사는 공사 내용이 비슷하고 현장이 붙어 있을 뿐, 계획과 예산이 각각 따로 편성된 별개의 사업이라는 겁니다. 여러 공사의 관리용역을 처음부터 하나로 묶어 발주하는 것은 법령상 가능하지만, 이미 체결한 계약에 나중에 다른 공사의 관리업무를 끼워 넣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봤습니다. 공단은 또 이번 건의 경우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직접 받은 적도 없어, 다른 기관 사례를 그대로 참고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별도로 발주해야 할 용역을 기존 계약의 변경 계약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법령상 근거 없이 기존 업체와 사실상의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지방 계약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저해하고, 다수 업체의 정당한 입찰 기회를 제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비용 절감 효과가 있었고, 계약 절차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공단 관계자는 "관련 절차들을 준수했고, 비용적으로 절감됐다"며 "감사보고서에는 '사실상 수의계약'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실제 계약 형태 자체가 수의계약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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