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이 14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습니다. 사고 초기 유해 수습부터 사고 조사 과정까지 관계기관의 대응을 낱낱이 밝혀 실무자는 물론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책임까지 가려달라는 요구입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족들이 이날 제출한 공익감사청구서에는 △사고 초기 유해 수습과 지휘·감독 △유해가 섞인 잔해물 장기 방치 △유가족의 재수색 요청 불이행 △허위 공문서 작성·배포 △항철위 조사 독립성 침해 △항철위의 이해충돌과 조사 지연 △콘크리트 둔덕 개량공사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배제된 수사 등 8개의 요청 사항이 담겼습니다.
참사 직후부터 유가족들은 재수색을 요청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이를 수개월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월15일 잔해 수습이 99% 완료됐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잔해를 다시 분류하는 과정에서 유해 115점과 유류품 648묶음을 추가로 찾아냈습니다.
결국 관계기관은 지난 4월부터 사고 현장과 기체 잔해에 대한 전면 재수색에 나섰고, 유해 1800여점을 추가로 수습했습니다. 유가족들이 최초 수색을 끝낸 판단 경위부터 잔해 보관과 재수색 과정까지 관계기관의 대응 전반을 감사해 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유가족들은 사고 원인을 조사한 항철위의 독립성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참사 당시 항철위는 국토부 지휘 체계 아래 있었습니다.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항철위 상임위원을 겸직한 것으로, 사고를 조사하는 기관과 이를 지휘·감독하는 국토부가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인 셈입니다. 여기에 항철위 위원장 자리도 장기간 비어 있었습니다.
공항시설 관리를 둘러싼 의혹도 감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관계기관은 로컬라이저가 설치 기준에 맞게 설치됐다는 내용의 자료를 작성·배포했는데, 유가족들은 이 자료의 작성 경위와 신빙성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콘크리트 둔덕 개량공사 과정 역시 같은 맥락에서 감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습니다.
관련해서 경찰은 관계자 7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했고, 지난달 26일에는 국토부 관계자 7명을 허위 자료 작성·배포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실무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수사로는 참사의 책임을 제대로 밝힐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수색 종료를 결정한 사람과 이를 지시·보고받은 사람, 사고조사 체계를 결정한 상급자는 물론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까지 함께 밝혀야 참사 대응의 책임을 온전히 규명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정다은 유가족협의회 법률지원단 변호사는 "유해와 유품이 섞인 비행기 잔해물을 차폐 시설도 없이 14개월여간 옥외에 무단 방치해 훼손한 위법을 밝혀야 한다"며 "현장과 잔해물에서 유해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도 유가족의 정당한 재수색 요청을 회피한 직무유기 역시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참사 일주일 만에 첫 번째 장례를 치렀고, 참사 49재를 치르기 전에 두 번째 장례를 치렀다. 그런데 2주기를 앞둔 지금 저희는 이제 세 번째 장례를 치러야만 한다"며 "누가 결정했는지, 누가 지시했는지, 누가 보고받았는지, 누가 알고도 방치했는지, 그리고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성역을 두지 말고 끝까지 밝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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