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하나금융 노동조합 연대가 인천 청라 이전에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지난주 피켓 시위를 시작했고 지방노동위원회 조정까지 신청했습니다. 회사 이전에 따른 교통비·주거비 등 직원들에 대한 지원이 아예 없다시피 하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노조는 지노위 조정 절차가 잡히는대로 천막농성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은 노조 측과 원만히 소통하고 있으며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근무지 변경'에 지원 요구하는 노조…'인천 이전 반대'까지
하나카드·하나증권·하나손해보험·하나생명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하나금융 노조 연대는 지난달 말 청라 이전 공동투쟁본부를 꾸리고, 사측을 향해 직원들의 이사·주거, 출퇴근, 보육, 생활·근무환경 변화에 따른 지원 방안 마련을 요구해 왔습니다.
지난 10일 하나금융 노조 연대가 서울 명동 사옥에서 회사 이전에 따른 대책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 노조 연대)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1일부터 인천 서해구 하나드림타워 그룹헤드쿼터로 이전을 시작했습니다. 14일 하나금융지주·하나에프앤아이(F&I)·하나은행 인력 일부가, 11월까지 하나증권·하나카드·하나생명 등 10개 관계사 임직원 등 2200명이 서울 명동에서 인천 청라로 근무지를 옮깁니다.
노조는 근무지 변경에 따라 직원들에게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 부분에 사 측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연대 의장을 맡은 정종우 하나카드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은 근무지와 생활 터전이 바뀌는데 사측은 셔틀버스 말고는 지원 대책이 없다"며 "각자 상황에 맞게 이사 또는 주거비 지원, 출장 등 근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원칙적으로 사업장 이전 자체는 경영상 판단에 해당해 노동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직원의 배치전환이나 근무지 변경 등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교섭과 쟁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노조는 현재 이사비·월세·교통비 지원, 보육 시설 확보, 근무지 변화에 따른 지원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과 10일 명동사옥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한 노조는 현재 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고, 회사 이전이 시작된 만큼 조정 기간을 최소화해 총파업까지 단기간에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정 위원장은 "금융그룹이 이전하는 문제인데 지주사는 각 회사에 책임을 넘기고 있다"며 "지금까지 교섭에 진전이 없었다. 지주사가 직접 노조 요구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인천시에도 우리의 뜻을 알리기 위해 노조 연대 차원에서 '인천 이전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나금융 "노조와 꾸준히 소통, 지원방안 합의할 것"
반면 사측은 노조와 꾸준히 소통해 온 만큼 교섭을 통해 원만히 합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금융 관계자 A씨는 "하루 3회 이상 만나 소통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불편, 노조의 요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 교섭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사측은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통근버스 노선과 배차 시간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노조 요구대로 지주사가 협상이나 조정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A씨는 "임금이나 복리후생 등은 계열사마다 상황이 다르다"며 "각 계열사 노사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노조에서 추진하는 총파업에 대해서는 아직 알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A씨는 "지노위 조정을 신청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본사 이전이 "며 "청라 이전이 시작된 만큼 교섭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하나금융 '인천 시대' 원만히 출발할까
하나금융은 2012년 인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업무협약을 맺고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하나드림타운 조성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17년 통합데이터센터를, 2019년 그룹 연수원인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올해 5월 그룹 헤드쿼터를 완공했습니다.
인천 서해구 청라국제도시의 하나금융타운 모습.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연말에는 기존 인력에 인천으로 이전하는 계열사 직원들까지 모두 4000여명이 하나드림타운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인천시는 금융그룹 본사를 유치한 만큼 하나금융을 통해 지역의 경제·금융 기반이 보다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도 3500억원을 투자해 인천에서 유니콘기업이 나올 수 있게 투자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남영희 인천시부시장은 "하나금융의 인천 이전은 지역의 산업, 경제, 일자리 등 많은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노사 갈등이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며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했습니다.
이어 "인천시는 노조가 요구했던 광역교통망 확충, 청라IC 진입로 확대, 공항철도 종점 청라국제도시역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하나금융의 인천 안착을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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