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에서 임차인이 신청했다가 각하된 사건 10건 중 8건 이상은 임대인이 조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로 나타났습니다. 분쟁조정 신청이 늘어나는 가운데 상대방의 거부 의사만으로 신청을 끝내기보다 의견 청취와 조정 권고 등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11일 <뉴스토마토>가 이용선 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22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신청은 모두 3977건입니다. 이 가운데 임차인 신청은 3313건으로 83.3%를 차지했고, 임대인 신청은 664건으로 16.7%였습니다.
연도별 신청 건수는 2022년 621건에서 2023년 665건, 2024년 709건, 지난해 983건으로 늘었습니다. 올해는 7월까지 999건이 접수돼 지난해 연간 신청 건수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같은 기간 처리가 완료된 3855건 가운데 조정성립은 1517건으로 39.3%였습니다. 각하는 1554건으로 40.3%를 차지해 조정성립보다 37건 많았고, 취하 569건, 조정불성립 209건, 미조정결정 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각하는 법원 소 제기나 민사·중복조정 신청, 신청인 또는 피신청인의 불응 등 법에서 정한 사유로 신청이 종결되는 것을 뜻합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피신청인이 조정절차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통지한 경우에도 분쟁조정 신청을 각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이 신청했다가 각하된 사건은 1311건으로, 이 가운데 1068건(81.4%)은 피신청인인 임대인이 조정 절차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통지한 경우였습니다. 임대인이 신청한 사건에서는 664건 중 243건이 각하됐으며, 이 가운데 194건은 임차인의 조정 거부에 따른 각하였습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신청을 합쳐 피신청인의 조정 거부로 각하된 사건은 모두 1262건입니다. 유형별로는 '보증금·주택 반환'이 4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지·수선 의무' 223건, '손해배상' 220건, '계약갱신·종료' 200건 순이었습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조정 절차의 성격상 당사자에게 판결과 같은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다만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만으로 각하하기보다는 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적정한 수준의 조정 의견이나 권고 결정을 내리는 절차로 가면 분쟁 해결 가능성을 조금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용선 의원은 "전월세 시장 불안에 따라 임차인의 분쟁조정 신청이 급증하고 있지만,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거부하면 조정절차를 개시조차 할 수 없다"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소송을 임차인이 감당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피신청인이 조정절차에 참여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서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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