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제국의 두 얼굴)⑨SPC 점주들이 말하는 매출·수익 ‘괴리’
가맹사업자 창업 말린다며 경영 어려움 토로
2026-09-08 17:01:59 2026-09-08 17:15:50
[뉴스토마토 이수정·차철우 기자] SPC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자들 일부가 금전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출을 줄이고자 직원을 두지 않고 휴일 없이 고강도의 노동을 하고 있지만, 갈수록 수익이 줄면서 점주들은 고사 직전에 놓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퇴직금에,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가맹점주가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SPC 브랜드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 유명 디저트 브랜드에 오랜 역사를 가진, SPC에 대한 신뢰는 이들이 점주로의 인생 2막을 결정한 이유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한 길은 기대만큼 평탄치 않았습니다. <뉴스토마토>는 SPC 브랜드(파리바게트·던킨·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점주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들은 한목소리로 사업 결정을 후회했습니다. 
 
A씨는 5년 전 SPC 가맹점 창업을 위해 퇴직금 1억원에 대출 받은 2억5000만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창업에 든 돈은 3억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어렵사리 시작한 사업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매출액은 기대만큼 좋았습니다. 첫 1년 동안 월 매출은 7000만원까지 나왔습니다. ‘대박’이라는 믿음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매출은 갈수록 줄어들고 영업이익률은 매출의 10% 남짓이 이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취재 중 만난 SPC 브랜드 가맹점주들은 높은 비용과 인건비, 잦은 행사로 과거 대비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매출이 많아도 비용을 제외하면 10% 남짓한 금액만 남는다는 전언이다. 점주들은 매일 출근해도 최저시급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의 순이익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휴직까지 하고 매장 운영을 도왔던 배우자는 석달 만에 직장으로 돌아갔습니다. 생활이 안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매일 부부가 일해서 번 돈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남는 수준이었어요. 돈이 모자라다 보니 회사에서 번 돈으로 세금을 충당하기도 했어요.” 내 사업을 해보겠다며 퇴직금을 쏟아부은 A씨의 바람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대신 매일 고된 노동과 푼 돈만 남자 기대는 사라지고 허탈함만 남았습니다. “원수한테 복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요? 가맹점주로 만드는 거예요.” A씨는 5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절대로 계약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점주 B씨의 처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시간을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SPC의 유명세를 믿고 가맹사업주로 계약을 했다고 했습니다. “본사에서 들여오는 원재료 비용이 너무 높아서 등골이 휘는 것 같아요. 여기에 운영 비용을 빼면 수중에 남는 건 거의 없어요.” B씨의 말대로라면, SPC 디저트를 1000원에 팔면 원가가 550원, 남는 450원이 점주에게로 돌아갑니다. 포장비, 세금, 카드 수수료, 포인트 적립까지 제하고 나면 점주가 가져가는 돈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할인 행사도 부담이었습니다. “본사는 시도 때도 없이 행사를 하니까 매출은 더 줄어들 수밖에요. 행사로 고객이 늘어나면 매출이 오르지 않냐고 하는데, 순수익은 더 줄어들어요. 물가와 인건비는 올랐는데 창업을 시작한 6년 전과 버는 돈이 비슷하니까 더 힘들어요.” 
 
이 말은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뉴스토마토>의 SPC 프랜차이즈 점주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2명이 ‘낮은 마진 및 높은 원가’에 문제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과도한 할인 행사 및 프로모션 부담’ 응답률도 14.2%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SPC 가맹점 한 곳에서 진행된 행사 건수는 총 44건. 점주가 할인 비용의 25%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통신 3사(SKT·KT·LGU+) 제휴 △신용카드·포인트 제휴 △간편결제(카카오·토스·네이버페이) 연계 행사는 208일 동안 진행됐습니다.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 소재 한 파리바게트 매장 전경. 취재 결과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가맹점주의 노동 강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었다. A 점주는 길게는 하루 12시간 이상 매장에서 업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양균 기자)
 
몸 갈아 넣어야 살아남는다
 
“과거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점주가 직접 일을 하진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어요. 점주의 노동은 필수처럼 되었죠. 매장 운영으로 부수입을 올리자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생계가 달린 문제가 된 거예요.” 점주 C씨가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기자가 만난 점주들은 모두 강도 높은 노동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A씨도 하루에 길게는 13시간씩 매장 일에 매달렸다고 했습니다. “혈압이 올라서 식사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나빠졌어요.” 그는 최근 들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습니다. “돈은 못 벌어도 건강은 챙겨야겠다 싶었어요.” 매장 운영을 그만두고 싶어도 계속하는 이유는 비단 들인 돈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사업이 안 되는 걸 알면서 남에게 넘기는 건 폭탄 돌리기 같아서 못하겠어요.”
 
SPC그룹 리스크는 점주들에게 부메랑처럼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작년 SPC 공장에서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후 B씨의 매장 매출은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5년 전보다 판매가가 60% 넘게 오른 것도 영향이 있지만, 본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사건 때문에 매출이 줄어드는 경우도 많았어요.” 
 
<뉴스토마토>가 만난 점주들은 근근하게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수억 원을 들인 탓에 매장 정리도 하지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매일을 버티고 있었습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절대 하지 않겠다. 제발 시간을 되돌려 달라”고 토로하던 점주의 목소리는 일개 개인의 말로 치부할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점주의 회한은 SPC 등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뛰어든 서민들의 현실이 어떠한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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