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 실손보험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기존 가입자가 기대만큼 늘지 않는 데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도 의료기관 참여가 저조해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보험 분야에서 5세대 실손보험과 실손 청구 전산화 등이 거론됐습니다.
5세대 실손은 지난 5월부터 중증질환 보장을 강화하는 대신 비중증 보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졌습니다. 다만 5세대 실손의 실제 초기 전환 실적은 저조한 상황입니다. 손해보험협회가 손해보험사 9곳을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5세대 실손 출시 이후 한 달간 신규 가입 건수는 총 4만3031건입니다. 이 중 기존 실손보험에서 전환한 계약 건수는 7258건에 불과합니다. 2021년 4세대 보험이 출시될 때 한 달간 가입·전환 건수가 7만1191건이었던 것과도 대조됩니다.
보고서는 5세대 실손보험이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가 30% 이상 저렴하더라도 자기부담률이 높아지고 비급여 보장구조가 달라지므로 소비자가 선뜻 전환을 택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험료 할인 효과만으로 보장 축소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전환 실적과 전환자 연령, 의료 이용 특성, 보험금 지급 감소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전환 유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또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도 과제로 지목했습니다. 실손 청구 전산화는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서류 발급과 제출 등의 절차를 줄여 소비자의 청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시스템 연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도 활용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5월 실손24 연계율을 하반기 80~9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요. 9월 현재 실제 연계율 44%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금융당국의 인센티브 제공과 실손24 연계 절차 간소화만으로 의료기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센티브가 의료기관이 부담하는 시스템 연계 비용과 행정 부담을 상쇄할 만큼인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수치료 관리 급여 전환 문제도 국감에서 다뤄질지 주목됩니다. 실손보험금 누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돼 온 도수치료는 7월부터 관리급여로 전환됐습니다. 이에 따라 본인부담률 95%의 4만원대 수가가 적용되며 이용 횟수가 제한됐습니다.
현재 서울시의사회와 환자들이 제기한 관련 헌법소원 사건이 재판부에 회부된 상태인데요. 관리급여를 통해 비급여 진료의 가격과 횟수, 진료기준 등을 국가가 어느 범위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 등이 쟁점으로 꼽힙니다.
실손은 국민의 약 40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릴 만큼 국민 생활과 밀접한 상품입니다. 그동안 손해율 관리와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세대가 거듭될수록 보장 범위와 자기부담 구조가 달라졌지만, 보장 축소와 자기부담 확대 등 가입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실 관계자는 "국정감사에 대비해 실손보험과 관련한 사안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도 "실손 보험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27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정부가 답해야 할 올해의 질문 Ⅲ 경제·산업 분야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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