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해상풍력 사업…어업권·이동권 문제에 뿔난 인천 어민들
해상풍력 발전사업 남발에 '꽃게 황금어장' 반토막
'안전항로'도 침범…"유사시 주민안전 담보로 잡혀"
어민들 "기본권 사수 총력…주민 수용성 확보 필수"
2026-07-30 17:35:32 2026-07-30 17:41:20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해상풍력 발전기에 꽃게 어장을 내준 인천 어민들과 '안전항로'를 위협받게 생긴 서해 최북단 백령도 주민들이 대책 없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항해 '어업권·이동권'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전북 부안군 위도 근처의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30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인천의 어민 단체인 인천자망협회·서해옹진영어조합법인·소래어촌계와 옹진군 백령면 주민 등으로 구성된 '5도서미래상생주민연대'는 최근 '서해특정해역 해상풍력 입지 상호 협력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항해 꽃게 어장을 지켜 어민들의 어업권을 확보하고, 백령도·대청도·소청도 등 서해 5도 주민들의 안전한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동 대응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서해특정해역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인접해 우리 어선의 월선·피랍 방지 및 안보 강화를 위해 설정한 1만2000㎢ 규모의 특별관리해역입니다. 위치와 조업 방식에 따라 엄격한 조업 허용 기간이 정해지며, 국산 꽃게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황금어장입니다.
  
현재 이곳에선 덕적도 인근 153해구에서 세계 1위 해상풍력 다국적기업 오스테드(1470㎿), 한국전력의 자회사 한국남동발전(320㎿), 씨앤아이레저산업·SK이터닉스·대우건설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 굴업풍력개발(256㎿)이 각각 허가를 받고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꽃게 어장이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주민과 어민들은 153해구보다 서쪽으로 더 먼 바다에 있는 151·152해구에서 진행되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더욱 걱정합니다. 이곳엔 민간사업자들이 8곳에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아 풍황계측기 등을 설치해 풍황지원 조사와 지반·지질 등 해양환경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152해구에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ENGIE)와 포르투갈 재생에너지 기업 이디피알(EDPR)의 합작회사 오션윈즈가 1200㎿ 규모 발전사업 허가를 받아놨습니다.
 
문제는 152해구 역시 어민들에게 핵심적인 꽃게 황금어장이라는 점입니다. 나아가 백령도·대청도·소청도 주민들에겐 북한 도발 등 안보 위기 상황에서 이용하는 '안전항로'와 인접하거나 일부 중첩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육지와 백령도·대청도·소청도를 연결하는 항로는 모두 3개입니다. 쾌속 여객선이 다니는 백령항로가 있고, 그 남쪽으로 바지선·화물선·어선 등 15노트(시속 27.8㎞) 이하 배들이 다니는 저속항로가 있고, 다시 남쪽으로 안전항로가 있습니다. 해상풍력 발전사업으로 인해 주민들의 비상 이동선인 안전항로 운항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겁니다.
 
김필우 5도서주민연대 대표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인천시의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유사시 섬 주민들의 안전까지 담보 잡아가며 해야 할 일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어민·주민 단체들은 민간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자들에게 어업권과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달 '환경영향평가서 공람 및 주민설명회'에 이은 추가적인 설명회를 요구했습니다. 박덕신 인천자망협회 회장은 "인천 앞바다에서 벌어지는 무분별한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꽃게 황금어장을 반 토막 냈다"며 "백령도 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우리의 기본권을 사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법적으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실제로 인천시가 152해구에서 추진하던 1000㎿ 규모 해상풍력 발전시설은 주민 수용성 문제로 계획이 철회된 바 있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업들에서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설명회 등을 개최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 부분은 인천시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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