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공사 통합 반대' 외치지만…통합 이후 대비하는 지자체들
정부,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 내년 초 통합안 공개
지역서는 반대하지만…실리 챙기기 '차선책' 모색
전남광주는 통합본사 유치, 인천은 독립채산제 추진
2026-09-14 17:10:09 2026-09-14 17:20:00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통합 기조 아래 해양수산부가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4개 지역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통합 이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해양수산부에서 진행된 항만공사 통합 추진 사장단 간담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해수부는 최근 남재헌 차관 주재로 '공공기관 기능개혁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통합 대상인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와 함께 통합을 위한 세부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TF는 내년 초쯤 구체적인 통합안과 세부 일정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항만공사가 있는 지역은 일제히 통합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부산시의회는 정부가 항만공사 통합 계획을 발표한 지난 3일 여야 부산시의원 48명 전원 찬성으로 '전국 4대 항만공사 강제 통합 추진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인천과 울산 역시 국민의힘 소속 윤상현·배준영·김기현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입장을 냈고,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출신인 박성현 광양시장도 "의사결정 권한과 현장 대응력이 약화되고 광양항이 출장소처럼 운영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회, 인천항발전협의회 등 각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국가 항만 경쟁력 약화와 지방분권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대에 나섰습니다.
 
이처럼 각 지역 정치권부터 시민사회까지 통합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선 통합 이후에 대비해 본사 유치나 독립채산제 분리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항만공사가 있는 부산·인천·울산·전남광주시는 통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부산시 관계자는 "통합 관련 사안을 언급할 시기가 아니다"라면서도 "부산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도 "항만공사 통합은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서도 "지역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합 본사 격인 가칭 한국항만공사가 전남광주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부산은 해수부가 있고, 인천은 수도권이어서 정부 기조에 맞지 않고, 울산은 규모가 작다는 논리입니다.
 
전남광주시 관계자는 "정부 일정과 시민사회 반발 등 동향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며 "정부안이 나온 뒤 대응에 나설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선 통합 관련 법안이 구체화돼야 한다"며 "국회와 광양·여수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통합공사 본사를 지역에 유치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천은 본사 유치 대신 평택항만공사처럼 지역 공사로 독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김교흥(인천 서구갑)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항만공사 통합은 아쉬운 결정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며 "수도권 규제와 균형발전 논리로 인천의 본사 유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통합 과정에서 인천항만공사의 독립채산제를 명문화해 자치권과 실리를 확보해야 한다"며 "그동안 부산에 비해 부족했던 인천항 지원을 대폭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인천시와 국회가 공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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