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정신건강 '위기'…"이대론 안 된다"
(토마토건강)통합 콘트롤타워 구축·인프라 확충 시급해
2026-07-30 13:47:06 2026-07-30 14:16:55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자해와 자살로 이어지는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 △콘트롤타워 구축 △예산 및 인력 확충 △인프라 확대 등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습니다. 
 
<뉴스토마토>는 '십대 정신건강 리포트' 연속 보도를 통해 우리 미래세대가 처한 △소통 단절 △자해 △디지털 및 인공지능(AI) 과몰입 △품행장애(Conduct Disorder) △도박중독 등 정신건강 문제를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특히 진화하는 청소년 범죄의 기저에는 가정 내 방임 학대와 학교 폭력 등을 당한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로 변해가는 과정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은 각종 범죄와 자해·자살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즉, 청소년 자해·자살 문제는 현상이고 그 원인에 여러 복합적인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만큼 이를 분절해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젠 해법을 찾아볼 차례입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해법으로 △콘트롤타워 구축 △예산 및 인력 확충 △인프라 확대 등을 꼽았다. (사진=김양균 기자, AI 생성 이미지)
 
현재 청소년 정신건강 및 자해·자살 관련 정부 사업은 3개 부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사업은 △정신건강복지센터·상담 전화 △자살예방센터·생명지킴이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 △AI 기반 위기징후 발굴 시스템 등입니다. 교육부는 △학생 정서·행동 특성 검사 △Wee 프로젝트 △정신건강 전문가 긴급지원팀 △학생 마음바우처 △비대면 상담 서비스 △심리부검 △조력인 제도·사회정서교육 등이 있습니다. 성평등가족부는 △청소년상담1388 △고위기 청소년 집중심리클리닉 △청소년 동반자 배치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지원 △AI 위험신호 조기 발굴 △청소년 회복·자립 시설 확충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부 부처별 협력 사례도 있지만, 여전히 부처별로 제각각 사업이 운영되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갈수록 심화하는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더는 뒷전에 있으면 안 되며 관계 부처들이 각기 시행 중인 사업을 총괄할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청소년 문제 쪼개 교육부·복지부·여가부 각자 대응 언제까지
 
지난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자살 예방은) 매우 주력해야 할 부분"이라며 "자살 대책은 각 부처가 관련성이 높은데, 잘 챙기라"고 당부했습니다. 한성숙 총리도 "'목숨을 살리는 정부'와 관련, 잘 못 잡고 있는 청소년과 청년은 이유도 더 명확해져야 하고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자살 예방은) 매우 주력해야 할 부분"이라며 "자살 대책은 각 부처가 관련성이 높은데, 잘 챙기라"라고 당부했다. (사진=대통령실)
 
지난달 9일 15개 부처가 참여하는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이 발표됐습니다. 자살예방센터(복지부)를 중심으로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족센터(성평등가족부), Wee센터(교육부) 등이 협업해 2024년 기준 10만 명당 8명인 청소년 자살률을 오는 2030년 6.5명, 2035년 4.2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입니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 교수는 장기적으로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를 총괄할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홍 교수는 "청소년 정신건강 분야는 체계가 없이 뒷전인 경우가 많았다"며 "관계 부처를 아우르며 큰 틀에서 바라보고 이끌 조직과 체계를 갖추며 부처를 조정할 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현재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 상황"이라며 "현 체계처럼 각 부처가 제각각 사업을 하는 형태로는 근본적인 해법을 기대하기 어려워 장기적으로 사업을 연계할 대통령 직속의 특별위원회 형식의 기구가 조직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프라 확충도 시급합니다. 최준호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한양대 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학교 내 'Wee클래스'의 경우, 학생 사이에서 일종의 '낙인'으로 작동해 참석을 안 하는 것이 아이들 사이에서 일종의 룰처럼 형성돼 있다"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신체·성·알코올 및 약물 등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지원하고, 학생 스스로 필요에 맞게 자유롭게 들어오는 모델의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정신건강 인프라 확충과 관련해 호주의 국가 청소년 정신건강 재단인 '헤드스페이스(Headspace)'와 같은 통합적인 모델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경기 의정부에 위치한 한서중앙병원 내 Wee센터의 모습. (사진=김양균 기자)
 
벤치마킹 모델로 거론되는 것은 호주의 국가 청소년 정신건강 재단인 '헤드스페이스(Headspace)'입니다. 이곳은 만 12~25세 청소년과 청년 대상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합니다. 호주 전역에 150개 이상의 지역 센터가 있으며, 무료나 저렴한 비용으로 대면 상담 및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전문 상담사와 전화·채팅·이메일 등으로도 상담할 수 있습니다. 최 이사장은 "청소년 관련 사업은 더 과감한 예산 투입이 요구된다"고 권고했습니다. 홍 교수도 "청소년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학교 부적응 등 여러 요소에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가 더 촘촘하고 다양하게 확충돼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치료 가이드는 청소년 정신건강 진료 시 병명 진단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 가령, 품행장애로 진단을 내리더라도 이후 청소년 환자의 상태는 전혀 다르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는 성인 정신질환의 전 단계로 이해해야 하고,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만약 자살 자체에만 해법이 설계되면 그 복합적인 원인을 찾기도, 적절한 대응도 마련하기 요원해집니다. 지구덕 한서중앙병원 원장은 "정신건강에 현저한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까지 시간과 예산을 투입해야 하느냐는 반론에도 불구, 조기 개입 없이 방치했을 경우 발생할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든다"며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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