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차기 민주당의 지도부 선출을 위한 권리당원 투표가 첫날부터 한 시간가량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투표가 잠시 멈춰 섰음에도 신천지 개입 의혹 등 현안을 둘러싼 후보들 간 공방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김 전 총리는 친청(친정청래)계가 생일별 투표 지침을 내렸다고 비판했는데요. 정 전 대표는 시선을 당 외부의 개입으로 돌렸습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정 전 대표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이력으로 공세를 펼쳤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 이후 당대표 예비경선 통과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청래 전 대표,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사진=뉴시스)
투표 지연도 끄지 못한 김민석·정청래 대립 불씨
민주당은 28일부터 이틀간 대전·충남·세종·충북 등 충청권에서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실시합니다. 자동응답조사(ARS) 투표는 온라인 투표 마감 다음 날인 30일부터 이틀간 진행됩니다. 투표 결과는 다음 달 1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민주당 전당대회 시작을 알리는 첫 지역별 권리당원 투표는 시스템 오류로 첫날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중단됐습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소병훈 위원장 명의의 공지를 내고 "당대표 및 최고위원 충청권 투표 진행 중 충청북도와 충청남도 권리당원 투표 서버의 문제가 발생해 투표가 지연됐다"며 "서버는 정상 조치했다"고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투표가 진행되지 못한 시간 동안만큼 충청북도와 충청남도 권리당원 투표 시간을 한 시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안내했습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당이 너무 나이브(순진)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의 목표는 모든 당원들이 전원 투표해서 혹시나 이상한 사람들이 끼어들어도 다 압도할 수 있는, 기술적 문제가 있어도 다 신뢰할 수 있는 100% 투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천지 개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그는 또 "지도부가 6·3 지방선거 경선 관리로 그렇게 비판받았으면 이번에는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사실상 '정청래 지도부'를 직격하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친청계의 투표 독려 메시지에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김 전 총리 측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지난 27일 정청래 후보 등이 참석한 충북 '알정찍' 토크콘서트에서는 투표 안내라며 당대표 1순위는 정 후보, 2순위는 송 후보, 3순위는 김민석 후보를, 최고위원은 생일을 홀수월과 짝수월로 나눠 최민희·한민수, 최민희·이성윤에 투표하라는 발표가 있었다"며 "당원들에게 묻지마 투표를 종용하는 구태 계파 정치야말로 심각한 해당 행위 아닌가"라고 따졌습니다.
김 전 총리가 신천지 개입 의혹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자 친청계에선 최고위원에 출마한 최민희 의원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최 의원은 이날 <CBS>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 성과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국운을 결정할 일인데 이게 다 묻히고 '신천지, 신천지, 신천지' 한다"면서 "이게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건가"라고 되물었습니다. 앞서 신천지와 반명(반이재명), 분열주의를 한데 묶어 정 전 대표를 겨냥한 김 전 총리 과거 발언을 정조준한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청래, 합당론 '다시 군불'…송영길, 한·미 FTA '재소환'
정 전 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필요성을 재차 내세웠습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세종시 당원 간담회에서 "지난 대선 때 봤듯이 내란 직후에 치러지는 대선도 이재명 대통령이 50%를 못 넘었다"며 "밖으로는 조국혁신당과 빨리 합당을 추진하고 다른 민주 세력과 손잡고 연대해서 민주당을 더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어 "빨리 합당을 추진해 대선 때는 1대 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각 당에서 대선 후보가 나오면 단일화 과정을 거쳐서 민주당 후보가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정 전 대표는 전날 "조국혁신당과 합당을 추진했는데 반대한 사람이 있어서 못 했다"며 "합당했다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도 이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지방선거 전 합당에 회의적이었던 김 전 총리를 향한 발언으로 읽힙니다.
정 전 대표는 또 페이스북에선 <조선일보> 기사를 공유한 뒤 "조선일보에 휘둘릴 민주당원은 없다. 조선일보가 전대(전당대회)에 끼어들 틈도 없다"며 "그러나 조선일보는 끊임없이 이간질하고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002년 대선 직전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정몽준, 노무현을 버렸다'고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고도 적었습니다.
정 전 대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자 또 다른 당권주자인 송영길 전 대표는 정 전 대표의 한·미 FTA 반대 전력을 지적했습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충북도당 당원 타운홀미팅에서 "노무현 대통령 때 한·미 FTA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는데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이 한·미 FTA에 반대했다"며 "특히 정청래 후보는 아예 앞장서서 반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진보 세력이 통상 개방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역사의 주류가 될 수 없다'고 말씀했다"며 "저는 100%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송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선호투표제를 의식한 투표 독려 메시지도 냈습니다. 송 전 대표는 "(당대표 선거에) 페이스 메이커로 나왔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필승 메이커로 나왔다"며 "송영길 1번, 김민석 2번, 3번은 다 아시는 분 찍으면 다 합해져서 사실상 결선투표가 이뤄진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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