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목동 시계에 복잡해진 시공사 셈법
8·10·13단지 입찰공고…11·14단지 하반기 예정
예상 밖 동시다발 일정에 시공사 인력·자금력 분산
포스코·롯데 등 상대적으로 체급 작은 시공사 '기회'
2026-07-24 16:16:42 2026-07-24 16:16:42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6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수주전의 시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가면서 시공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14개 단지가 순차적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여러 단지 입찰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대응에 애를 먹는 모습입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8단지는 이르면 이달 말에서 8월 초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목동12단지는 지난 7일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다음 달 31일 입찰서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며, 목동11단지는 10월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공사비 2조원이 넘는 10단지와 13단지는 이미 현장설명회를 마쳤습니다. 5123가구에 공사비만 3조원 이상인 목동 최대 규모 14단지도 9월 입찰공고를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당초 업계에서는 단지별로 순차 진행될 경우 14개 단지 전체의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되기까지 2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입찰이 동시다발로 진행되면서 시공사들이 한 번에 모든 사업지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특히 신탁 방식을 택한 단지는 조합 방식보다 인허가 속도가 빨라 전체 일정이 더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목동 재건축 속도가 빨라진 배경에는 고도제한 변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2030년 11월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 전에 사업시행인가를 마쳐야 49층 안팎의 재건축 계획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조합들 사이에 커졌습니다. 
 
여기에 오세훈 시장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지난 22일 1심에서 당선무효형(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점도 사업 추진을 서두르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됩니다. 오 시장이 항소 의사를 밝히며 시장직 상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임기 내 재건축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던 기존 구상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조합들의 속도전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일정이 한꺼번에 앞당겨지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인력과 자금을 여러 사업장에 분산 투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1·3·5·7·9·13단지, 현대건설은 짝수단지를 조준하는 전략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정이 몰리면서 두 회사 모두 동시 대응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업계는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 등 상대적으로 체급이 작은 건설사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건설사들이 대형사가 손을 놓은 단지를 파고들 수 있다"며 "포스코이앤씨는 10단지와 12단지 현장설명회에 잇달아 이름을 올린 데 이어 14단지 참여도 검토하고 있고, 롯데건설 역시 7단지와 14단지 수주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일정을 서두르는 게 사업 진행상 항상 좋은 건 아니다"라며 "목동 재건축은 4만7000여가구를 새로 짓는 사업인 만큼 이주 시 전세난이 겹치면 오히려 난감한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시공사 관계자들이 입찰보다 인허가 절차를 우선 준비하라고 권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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