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민선 9기' 3주 만에 날벼락…'핵심 공약' 제동
1심 당선무효형…대법 확정 땐 시장직 상실·재선거 출마 불가
야간경제·31만호 착공 등 핵심 사업 추진 동력도 타격 불가피
오세훈 선고 후 "납득할 수 없는 판결…항소심에서 다투겠다"
2026-07-22 18:07:15 2026-07-22 18:12:09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사건 1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민선 9기 시정이 출범 3주 만에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공직 자격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벌금 300만원,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후원자이자 사업가 김한정씨는 벌금 500만원에 처해졌습니다. 
 
재판부는 명태균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 중 2100만원에 대해 오 시장과 명씨 간의 묵시적 의사 합치와 후원자의 대납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오 시장 측은 "정황·간접 증거는 있어도 직접 증거는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38회 임시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간접 증거와 추론 뿐…항소심서 다툴 것"
 
오 시장은 선고에 불복하고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은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10개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중 5개가 유죄로 인정됐다. 그러나 납득할 수 없다. 전부 무죄가 나오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을 증거로, 직접 증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추론으로 명태균의 진술이 맞는 것 같다는 전제하에 선고가 이뤄졌다"며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은 이후 시청으로 복귀해 1·2부시장을 비롯한 간부들에게도 당부를 전했습니다. 그는 "이번 1심 판결은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에 있어 중대한 오류로, 상급심에서 바로잡힐 것"이라며 "서울 시정은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운영돼야 한다. 저 역시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흔들림 없이 시정을 이끌겠다"고 했습니다.
 
대법원서 확정 땐 시장직 상실…정치생명도 끝나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됩니다. 이번 사건은 특검법상 신속처리 대상으로, 이르면 올해 안에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확정되는 형량에 따라 피선거권 박탈 기간이 달라집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5년간,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됩니다. 징역 실형이 확정될 경우 형 집행 종료 후 추가로 10년간 피선거권을 잃습니다. 정치 생명도 사실상 끝나는 겁니다. 
 
오 시장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49.22% 대 48.07%, 불과 1.15%포인트 차이로 꺾고 헌정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취임 3주 만에 당선 무효형이라는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정책 추진력 약화…경제·부동산 활성화 중단 위기
 
오 시장의 사법 리스크로 서울시의 정책 추진력은 급격히 약화될 전망입니다.
 
우선 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시의회는 오 시장의 유죄를 빌미로 예산·조례 심의에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9회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은 서울시의회 118석 가운데 80석을 차지했습니다. 국민의힘은 38석입니다. 시장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시의회의 재의결 정족수가 79석인 만큼, 민주당은 오 시장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야간경제 활성화 전담팀 신설, 부동산 공급 8대 과제,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 등 주요 사업 추진의 재원인 공공기여금 10조원 확보를 위한 인허가 협조도 더 어려워질 걸로 보입니다. 한강버스 확대,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세운지구 재개발 등 오 시장의 굵직한 공약도 의회 문턱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청와대와의 관계도 더 좁아졌습니다. 오 시장은 이달 14일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요청했다가 총리로부터 "서류로 받겠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수도권 광역단체장 중 유일한 국민의힘 소속으로 이재명정부와의 협력 채널이 원래도 좁았는데 유죄 판결로 정치적 입지가 흔들린 상황에서 이재명정부가 오 시장의 정책 요구에 응할 명분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오 시장의 사실상 레임덕은 당 차원에서도 큰 타격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대구·경북·경남 4곳만 얻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서울시장이 흔들리면 수도권에서의 정치적 공백이 불가피합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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