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에 체력 빠진 한샘…8000억 인수금융 만기 ‘먹구름’
인수 후 실적·자산가치 동반 하락…고배당에 현금창출력도 약화
연말 8000억원 인수금융 만기…차환 불발 땐 EOD 가능성도
2026-07-20 15:30:28 2026-07-20 15:38:53
[뉴스토마토 이하림 기자]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인수된 한샘의 경영 상황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성도 인수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MBK파트너스가 운영해 온 홈플러스가 파산 위기에 놓인 가운데, 올해 말 8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만기를 앞둔 한샘의 재무구조에도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IMM PE 인수 이후 외형과 내실이 동반 약화했습니다. 인수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고, 사옥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도 대규모 배당에 활용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회생과 파산 기로에 선 홈플러스 사태로 사모펀드의 고차입 인수와 경영 방식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졌습니다. 한샘 역시 대규모 인수금융을 바탕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실적이 악화했고, 자산 매각과 배당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홈플러스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한샘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1억원입니다. 이를 연환산하면 404억원 규모입니다. IMM PE에 인수되기 전 2021년 영업이익인 693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인수 직후 2022년과 2023년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24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185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 후 영업현금창출력이 크게 약화되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비유동자산도 줄었습니다. 20217888억원이었던 비유동자산은 올해 1분기 말 4743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2024년 상암 사옥을 약 3200억원에 매각한 영향으로, 사옥 매각 대금이 미래 성장을 위해 재투자되지 않고 사외 유출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와 함께 금융비용 부담은 커졌습니다. 2021년 연간 57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만 39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를 연환산하면 약 156억원에 달합니다. 금융비용에 리스부채 이자 등이 포함된다는 점으로 미뤄보아 비용의 상당 부분이 상암 사옥 세일앤리스백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샘의 체력이 약해지게 된 배경은 IMM PE 인수 시점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샘은 2021IMM PE 인수된 뒤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습니다. 20221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연간 최소 배당성향을 50%로 유지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회사는 주주가치를 높이고 예측 가능한 배당정책을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를 내세웠습니다. 실제 한샘은 2021년 결산배당으로 총 195억원을 지급했습니다. 2022년에는 가구업계 불황과 주택시장 침체로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131억원을 배당했습니다. 2023년에도 배당금은 747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2024년에는 분기배당을 통해 약 1417억원을 지급했습니다. 당시 배당성향은 약 93.7%에 달했습니다. 인수 전인 2019년과 2020년 한샘의 연말 결산배당금이 약 211억원, 224억원을 기록하며 배당성향이 30~40%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차이입니다.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도입된 정책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배당 규모와 성향이 크게 높아진 셈입니다. 시장에서는 한샘의 고배당 정책을 두고 최대주주가 인수금융 이자를 상환하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샘의 최대주주는 IMM PE가 설립한 인수목적회사(SPC)로 지분 35.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서 IMM PE2021년 한샘 창업주 측 지분 27.7%를 약 145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인수 대금의 절반이 넘는 약 8000억원은 금융기관에서 인수금융으로 조달했습니다. 금리는 4% 후반대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IMM PE 2023년 전략적 투자자인 롯데쇼핑과 함께 주당 55000원에 약 1000억원 규모의 공개매수를 진행해 보유지분을 35.4%까지 늘렸습니다. 그러나 인수 이후 한샘의 실적과 주가가 모두 예상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인수 당시 10만원대였던 한샘의 주가는 현재 3만원대로 떨어졌습니다. IMM PE 측 보유지분의 시장가치도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인수금융 8000억원과 비교할 때 단순 산출한 담보인정비율(LTV)200%를 웃돌게 됩니다. 이렇듯 인수 이후 LTV 85% 미만 유지라는 재무약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IMM PE는 그간 추가 자금 투입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대주단으로부터 약정 위반 면제인 웨이버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2024년 한샘 상암 사옥을 약 3200억원에 매각한 것도 재무지표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인수금융의 만기는 올해 12월로, IMM PE는 현재 대주단과 만기 연장과 차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일 대주단과 합의를 보지 못하게 된다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같은 경우 대주단은 만기 전이라도 대출금 전액 상환을 요구하거나, 한샘 지분에 대한 처분 절차에 나설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시장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회사의 재무 안정성은 본업 경쟁력과 영업성과 현금흐름 및 유동성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수금융과 관련해서는 대주주 측의 금융거래로, 회사의 직접 차입금이나 상환 의무와는 구분된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회사는 앞으로 본업의 수익성 개선과 현금흐름 관리를 바탕으로 재무 안정성과 기업가치를 높여나갈 예정입니다.
 
(사진=한샘)
 
이하림 기자 poetr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