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안정훈 기자]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최종 선정했습니다. 지난달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데 이어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입지까지 확정하면서 반도체 프로젝트 추진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약 250만평 규모의 넓은 부지와 공항 특성상 평탄화가 완료된 지형, 전력·용수 확보 여건, 향후 공장 증설이 가능한 확장성 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는 6일 '3대 메가프로젝트' 중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관련해 전남광주 군 공항 부지에 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전남광주 군 공항 일원에서 제1전투비행단 훈련기가 하늘을 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구상대로라면 광주 군 공항 부지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메모리 팹 4기가 조성될 예정입니다.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군 공항 부지는 그동안 유력한 후보지로 꾸준히 거론돼 왔습니다. 넓은 면적과 전기·수도 등 기반시설을 갖춘 점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공군 비행장과 탄약고 부지를 포함해 개발 가능한 면적이 826만㎡(약 248만평)에 달합니다. 서울 여의도의 약 3배 규모로, 후보지로 함께 검토됐던 미래차 국가산단(338만㎡)보다 약 2.4배, 빛그린국가산단(407만㎡)보다도 2배 이상 넓은 규모입니다. 반도체 공장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연구개발(R&D) 시설까지 함께 배치할 수 있는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기존 공항 부지라는 특성도 장점입니다. 활주로와 계류장 조성을 위해 상당 부분 평탄화가 완료돼 있어 대규모 토목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초기 부지 조성에만 수년이 걸리는 만큼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통과 정주 여건도 강점입니다. KTX 광주송정역과 인접해 있고 호남고속도로와 제2순환도로,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교통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연구 인력과 협력업체의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향후 정주 여건을 갖추기에도 유리한 입지라는 평가입니다.
반도체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전력과 용수 확보도 유리한 조건으로 거론됩니다. 용연정수장과 가까워 공업용수 공급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영암호와 주암댐을 활용한 추가 용수 공급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광주·전남은 국내 최대 전력 생산 권역 가운데 하나로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반도 갖추고 있어 장기적인 전력 인프라 구축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AI 산업융합집적단지, 광주과학기술원(GIST), 첨단산단 등과 가까워 AI와 반도체를 연계한 산업 생태계 조성도 기대됩니다.
다만 군 공항 이전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무안군이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주청사 이전 문제와 군공항 이전을 연계하면서 사업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군사시설보호구역과 고도 제한 등 각종 규제도 해소해야 하는 만큼 실제 클러스터 조성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부지만 확보한다고 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과 군공항 이전, 협력업체 유치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연차별 마스터플랜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매달 열고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상황을 직접 점검할 계획입니다.
이보라·안정훈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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