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 노사 간 성과급 갈등이 정부의 막판 중재로 극적 타결되면서, 노사의 특별성과급 지급 여부가 완성차 업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임단협을 진행 중인 현대자동차·기아 노조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완성차 업계의 협상 난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사진=뉴시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000270) 노조는 전날 사내에 배포한 노보를 통해 삼성전자 노사의 특별성과급 합의를 언급하며 “사측은 삼성의 결단력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삼성은 무파업으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사업 성과의 12%를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며 “반면 기아 노조는 특별성과금 투쟁을 이어오고 있지만 회사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조781억원으로, 노조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성과급 규모는 약 2조7200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기아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인 2조2051억원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현대차(005380) 노조 역시 올해 임단협에서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한 상태입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수년간 완성차 업계 실적이 급증하면서 노조의 성과 배분 요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삼성전자 노사가 특별성과급 지급에 잠정 합의하면서 완성차 노조 역시 이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절차에 들어갔으며, 업계에서는 조합원 과반이 DS부문(반도체)임을 고려해 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습니다.
다만, 문제는 경영 환경입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중국 업체와의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완성차 업황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노조가 과거 최대 실적을 근거로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최근 새만금 9조원 규모 투자 계획과, 다음달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의 현대차 사용자성 판단 결과에 따른 원청 교섭 부담까지 커질 경우 노사 갈등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대차·기아 쪽은 자동차 산업 특성상 업황 변동성이 큰 만큼 과도한 이익 연동 성과급 체계가 향후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가 큽니다. 이에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자국 우선주의, 미국 관세 리스크 등 쉽지 않은 경영 상황과 맞물려 노사 간 줄다리기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노조들은 기본급 인상보다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체계를 더 강하게 요구하는 흐름”이라며 “삼성전자 사례가 다른 대기업 노조 협상에도 영향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문가들도 삼성전자 사례가 완성차 노조 협상에 미칠 파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 사례는 노조 측의 협상 명분과 압박 수단을 강화하는 간접적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아 노조가 영업이익의 30% 성과급과 자사주 지급 확대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삼성 사례는 완성차 노조에 ‘대기업도 이익 연동 성과보상을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상징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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