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호황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양사 임직원 대상 대규모 성과급 지급 가능성이 부각되자 반도체 사업장 인근은 물론 통근 셔틀버스 노선 주변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 지역까지 매수세가 번지는 분위기입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확대안을 포함한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에 돌입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수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양사 임직원 부부 기준으로 수억원에서 최대 10억원 이상 유동성이 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동탄신도시입니다. 삼성전자 화성·기흥사업장 셔틀버스가 집중 운행되는 대표적인 셔세권 지역입니다. GTX-A 개통과 반도체 클러스터 배후 수요 기대감까지 겹치며 매수 문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 설명입니다. 실제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 매물은 최근 호가가 15억5000만원에서 17억원으로 1억5000만원 뛰었습니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 역시 호가가 5000만원 올랐습니다. 대장 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7일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한 뒤 매물이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화성시 동탄신도시 전경. (사진=뉴시스)
거래량 증가세도 뚜렷합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탄신도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반면 매물은 빠르게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성과급 지급 기대를 바탕으로 대출을 활용해 먼저 매수에 나서는 30·40대 직장인 수요가 적지 않다는 설명도 나옵니다.
용인 수지와 수원 영통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업장 접근성이 뛰어나고 셔틀버스 노선이 촘촘해 직주근접 수요가 꾸준합니다. 올해 들어 경기 남부 주요 지역 아파트값 상승폭은 서울 평균을 웃돌고 있습니다. 용인 수지구가 7.97%로 가장 많이 올랐고 성남시(5.33%), 수원 영통구(4.43%), 화성 동탄구(3.97%)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인 수지구 ‘e편한세상수지’ 전용 98㎡는 지난달 17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직전 거래보다 1억1000만원 오른 가격입니다.
서울 동남권 역시 반도체 머니 유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송파·강동 일대는 삼성전자 셔틀버스 운행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지며 관심이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고소득 임직원들이 경기 남부에서 분당·판교를 거쳐 강남권으로 갈아타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수도권 남부와 서울 동남권 일부 지역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자금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기보다는 직주근접성과 신축 선호도가 높은 핵심 지역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란 분석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집값과 전셋값 상승, 공급 부족 이슈가 맞물리며 실거주 중심 수요가 강한 상황”이라며 “반도체 관련 자금 역시 수도권 남부 신축이나 선호 지역 위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급등하기보다는 매매·전세·월세가 함께 오르는 안정적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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