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스타벅스가 고객 선불충전금을 통해 작년에만 231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두는 등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이자를 챙겨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불충전금은 고객이 찾아갈 돈이기 때문에 예금기관의 요구불예금 성격인데요. 스타벅스는 선불충전금에 대해 고객에게 이자를 전혀 지급하지 않아 사실상 0%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이자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금융거래법상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금융당국 감독도 받지 않습니다. 고객 자금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카드 충전금 등 선수금 규모 4500억원
<뉴스토마토>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인 SCK컴퍼니의 선수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54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스타벅스 앱 선불충전금과 미사용 기프티카드·쿠폰 등을 합산한 금액으로 전년(4093억원) 대비 449억원(11.0%) 증가한 수준입니다.
스타벅스는 고객들로부터 받은 선불충전금을 활용해 막대한 금융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신 의원은 현금흐름표 등을 토대로 선수금을 통해 벌어들인 지난해 이자수익 규모를 231억원 수준으로 추산했습니다.
신장식 의원은 "스타벅스 선수금 규모는 지방 중견 저축은행 1개사의 전체 예·적금 수신고와 비슷한 수준에 달한다"면서 "금융사는 이 같은 자금을 조달하려면 이자 비용과 금융 규제를 감당해야 하지만 스타벅스는 사실상 조달 금리 0%로 소비자 선불충전금을 확보해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객의 돈을 무이자로 조달해 금융상품에 운용하고 발생한 이자는 기업 영업외수익으로 귀속되는 구조"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사용 포인트와 선불충전금이 소멸되며 발생하는 수익도 막대합니다. 낙전수익은 고객이 충전한 선불충전금이나 적립 포인트가 유효기간 만료 등으로 사용되지 않고 소멸되면서 기업 수익으로 귀속되는 돈을 뜻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익으로 전환되지 않고 부채로 남아있는 스타벅스 미사용 포인트 규모만 약 267억원에 이릅니다. 신 의원은 "소멸된 포인트와 선불충전금이 기타영업외수익 항목에 반영되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와 환원 체계를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구조는 최근 불거진 스타벅스 선불충전금 환불 논란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가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현재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과 함께 선불카드 환불 규정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선불카드 약관에 따르면 고객이 선불충전금 잔액 환불을 원할 경우 최종 충전금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환불이 가능합니다. 남은 잔액이 40% 이하일 때만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인데요.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남은 금액을 맞추기 위해 저가 상품을 추가 구매했다는 인증 글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제7조에 따른 것으로 해당 약관은 금액형 상품권의 경우 권면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선불충전금이 기업의 이익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환불 조건이 까다로울수록 소비자가 잔액을 장기간 남겨두거나 사용하지 못한 채 방치할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업계에서는 이 같은 환불 구조가 결과적으로 미사용 잔액 증가와 낙전수익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 의원은 "소멸 시효가 지나 자동으로 기업 수익으로 편입되는 낙전수익에 대해 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포인트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 소비자 환원 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스타벅스가 자발적으로 운영 중인 선불충전금 신탁 역시 부득이한 상황 발생 시 고객 자금을 우선 보호할 수 있도록 법적 의무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해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보호 시급한데 관리감독 사각지대
스타벅스가 막대한 선불충전금을 굴려 이자수익을 취하면서도 전자금융업자로 분류되지 않아 감독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카카오페이(377300)·네이버페이처럼 여러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전자지갑은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스타벅스 선불카드는 자사 직영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폐쇄형(자기발행형)' 구조라 범용성이 없어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금융당국의 검사·감독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발행한 회사 외의 제3자'로부터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사용하는 수단을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규정합니다. 스타벅스처럼 발행자와 사용처가 동일한 경우는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구조입니다. 또한 등록 면제 요건을 '가맹점이 1개이고 사업주가 동일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어 직영점 체제로 운영되는 스타벅스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고객들이 예치한 대규모 자금이 사실상 금융업과 유사하게 활용되면서도 별도 규제를 받지 않는 구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당국도 관련 지적을 인지하고 있지만 입법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금융감독국 관계자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은 제3자로부터 재화·용역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수단이어야 하는데 스타벅스 선불카드는 발행자와 사용처가 동일한 폐쇄형 구조"라며 "범용성과 제3자성이 없어 현행법상 관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되면 자기자본 규제와 정보보호 의무 등 각종 금융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며 "어느 범위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할지 입법 등 제도 개선을 먼저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타벅스가 고객 선불충전금을 활용해 지난해 200억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서는 선불충전금 규모가 지방 중견 저축은행 수신 규모에 맞먹는 수준까지 불어났지만 현행법상 규제 대상에서는 제외돼 있어 사실상 '스벅 뱅크'처럼 운영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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