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1일 0시를 기해 전국에서 동시에 시작됐습니다. 선거운동 첫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서울과 경기, 충청을 누비며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경기에 이어 충청권에 주로 머무르며 중원 표심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다만 여야 대표의 행선지는 과거 선거운동 첫날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여야 대표가 유세 첫날마다 진행했던 서울에서 충청권으로, 충청권에서 영남권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경부선 유세'는 이번에 없었습니다. 영남에선 정 대표를, 서울에선 장 대표를 각각 비토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여야 대표가 첫 유세전부터 영남과 서울을 오가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양당의 대표가 각각 영남과 서울을 못 가는, 선거 사상 초유의 '경부선 대첩'이 불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청래, 서울서 정원오와 첫 일정…경기 이어 충청 방문
정청래 대표는 이날 0시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광진구 소재 동서울우편집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이후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역 출근길 인사와 경기 성남 합동 유세를 거쳐 충남 공주·대전·천안을 잇달아 방문하며 수도권과 충청권 민심 다지기에 집중했습니다.
정 대표가 첫 유세전을 서울에서 시작해 부산으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충청권에 머문 것은 정 대표에 대한 영남권의 비토 정서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경북을 제외한 대구와 부산·울산·경남에 대한 정 대표의 지원 활동이 오히려 반감을 키워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 대표는 앞서 부산 방문 당시 이른바 '오빠 논란'으로 공식 사과 입장문을 내야 했고, 이때 당 내부에선 영남 후보 중심의 선거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2024년 22대 총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산·울산·경남 지역 유세 지원에 나섰다가 오히려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어낸 것에 대한 트라우마도 여전히 당 내부에 남아 있습니다.
장동혁, 첫 일정은 '양향자 단식장'…대전·충남 유세 집중
장동혁 대표는 이날 0시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노사 대타협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를 찾아 첫날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곧바로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승리' 출정식에 참석했습니다. 이어 충남 공주와 아산 등을 돌며 바닥 민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장 대표의 경우 첫 유세전을 서울에서 시작하지 못한 배경 역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장 대표에 대한 민심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이날에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홀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공식 선거운동의 문을 열었을 때 장 대표는 오 후보와 함께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습니다. 장 대표로선 자신에 대한 비토 정서가 있는 수도권을 최우선적으로 공략하기보다는 타 지역을 먼저 순회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장 대표는 오 후보 주도의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 불참한 바 있습니다. 오 후보 역시 국민의힘 지도부가 선대위를 출범시켰을 때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선거운동이 시작됐음에도 두 사람이 거리두기를 지속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21일 여야 대표는 합동유세 현장으로 대전을 선택했다. (왼쪽 사진)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대전 지역 후보들이 대전 으능정이거리에서 합동유세를 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역 후보들이 대전역 서광장에서 합동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 '오뚝유세단' PK 지원…야, 서울서 '오세훈' 독자 행보
이 때문에 선거운동 첫날 두 대표가 각각 부산과 서울에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오히려 충청 일정이 겹치면서 두 대표가 충남 공주 유세에서 만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공주산선시장에서 장 대표가 지원 유세를 하던 정 대표도 시장에서 인사를 돌다가 조우한 겁니다.
두 대표가 각각 영남과 서울에서 유세를 못 하는 사이 양당에선 다른 인사들이 두 대표의 역할을 대신해 지역 유세전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에선 경선 탈락자들로 구성된 '오뚝유세단'이 서울에 이어 부산을 찾아 정 대표의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오뚝유세단은 22일엔 경남·울산 지역을 방문해 이틀 동안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훑을 계획입니다.
국민의힘은 오 후보가 서울에서 독자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오 후보는 이날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출정식을 열고 '부동산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중도층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첫 유세 현장에서 민주당은 '내란 심판론'을, 국민의힘은 '정권 견제론'을 핵심 메시지로 내걸었습니다. 정 대표는 "국민과 함께 12·3 비상계엄 내란을 척결하겠다"고 말했고, 장 대표는 "대통령의 재판을 재개하는 방법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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