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반도체 호황에도…쪼그라든 '청년 일자리'
보건·돌봄이 떠받친 일자리 증가…제조업·건설업은 뒷걸음
GDP·수출 최고 수준에도…청년 일자리 4분기 연속 감소
2026-05-19 18:04:54 2026-05-19 18:14:31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지난해 4분기 전체 일자리 규모가 증가한 가운데 청년 일자리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동 전쟁과 관세 갈등 등 글로벌 경제 재편 속에서도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고용 회복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일자리 증가폭 20만대 회복…제조업은 감소
 
국가데이터처는 19일 '2025년 4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을 발표하고, 지난해 4분기 전체 일자리가 2112만3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22만1000개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증가폭은 2024년 3분기(24만6000개 증가) 이후 5분기 만에 다시 20만대를 회복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3분기 증가폭은 역대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만5000개, 2분기에는 11만1000개, 3분기에는 13만9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해 4분기 들어서야 이 같은 둔화 흐름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증가세는 보건·사회복지 산업이 견인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보건·사회복지 부문의 일자리는 277만4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12만6000개 증가했습니다. 이어 숙박·음식 부문도 99만5000개로 4만개 늘었습니다. 반편 건설업과 제조업 등에서는 감소했습니다. 건설업 일자리는 전년 대비 8만8000개 감소한180만5000개, 제조업은 1만4000개 감소한 430만7000개로 집계됐습니다. 
 
경제 회복 이끈 반도체도 못 살린 제조업 고용
 
눈에 띄는 점은 반도체 호황에도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든 것입니다. 대외 충격 속에서도 경제 성장을 견인한 반도체 산업이 고용 회복에는 제한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서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6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는 지난해 수출과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반도체 수출액은 173억달러로 전체 수출(608억달러)의 약 28.5%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208억달러로 전체 수출(695억달러)의 약 29.9%까지 확대됐습니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져, 3월과 4월에는 전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800억달러를 돌파했고, 무역수지도 두 달 연속 200억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이는 중동 전쟁 등 글로벌 리스크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694%로 주요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습니다. 씨티는 2.2%에서 2.9%로, JP모건은 2.2%에서 3.0%로 각각 높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9%에서 2.5%로, 바클레이즈는 2.0%에서 2.4%로, 노무라는 2.3%에서 2.4%로 조정했습니다.
 
최대 타격은 청년층…4분기 연속 감소
 
청년층은 전체 일자리 증가 흐름에서 소외된 모습입니다. 반도체 중심 성장의 고용 유발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청년층의 취업난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지난해 4분기 2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는 286만7000개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1만1000개 감소한 규모입니다. 감소폭은 다소 줄었지만 4개 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분기에는 16만8000개 감소했고, 2분기에는 13만5000개, 3분기에는 12만7000개 각각 줄었습니다.
 
산업별로 보면 20대 이하 일자리는 제조업에서 3만1000개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건설업은 1만7000개, 정보통신업은 1만6000개 줄었습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청년층 특성을 고려하면, 반도체 중심 성장의 제한적인 고용 확대가 청년 취업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밖에 40대 일자리도 전년 동기 대비 3만7000개가 감소했습니다. 반면, 60대 이상은 24만6000개, 30대는 9만9000개, 50대는 2만4000개 증가했습니다.
 
연령대별 온도차가 뚜렷해지면서 경제적 양극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당장 청년, 대학생들의 취업이 매우 어렵다"며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돈을 잘 버는 산업에서는 근로자들이 더 많은 돈을 달라고 파업하고 있다"며 "직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기득권으로, 신규 취업 진입자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으면 이들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환경산업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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