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민주당이 이번에는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파업 예고를 두고 복잡한 셈법에 놓였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국민배당금' 논란에 이어 또 다른 정치적 딜레마에 빠졌는데요.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한 가운데 노동계 표심은 지켜야 하고 중도층 이탈은 막아야 하는 민주당의 난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삼성전자 노동조합에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했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왼쪽) 모습. (사진=뉴시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8일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파업 예고와 관련해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을 준비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야권뿐 아니라 김민석 국무총리도 전날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습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공개 대응을 자제하며 거리두기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관련한 발언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긴급조정권이 정부 권한이라는 점입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으로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가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노동부 장관이 발동 여부를 결정합니다.
배경에는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친노동 기조를 유지해 온 민주당으로서는 노동계 표심을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파업 장기화로 수조 원대 손실이 현실화할 경우 중도층 민심 이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 민주당은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인공지능(AI) 국민배당금' 제안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국민배당금 논쟁이 이념 공방으로 번지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보수층과 중도층 이탈 조짐도 감지됐습니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도 긴급조정권 발동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수출의 28% 정도를 점유하고 있고, 만약 이번 파업에 돌입한다고 하면 100조의 손실은 물론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되겠나"라며 "김민석 총리가 최근 제일 잘한 일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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